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이 개막한 29일. 경북 경주에 모인 세계 CEO들의 관심사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세계 1위 클라우드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맷 가먼 CEO는 이날 연설자로 무대에 올라 “AI 에이전트 도입이 기업의 생산성을 두 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AWS에 따르면 일본 미쓰비시UFJ금융그룹(MUFG)은 금융 분석과 제안서를 자동 생성하도록 한 뒤 고객은 10배, 거래 성사율은 30%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 가먼 CEO는 “20명을 투입해 한 시간 걸려 해결하던 문제를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면 한 사람이 1분 이내에 해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한국형 AI’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는 국내 검색 엔진을 지키고 있는 소수 기업 중 하나”라며 “한국 정부와 함께 ‘AI 고속도로’라는 새로운 인프라 건설로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각 세종’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하는 등 국내 AI 인프라 확충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8일 네이버는 2029년까지 세종에 있는 각 세종 데이터센터를 30만 유닛 규모로 확장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10만 유닛인 규모를 세 배가량 확장해 폭증하는 AI 연산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SDS, 카카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국가AI컴퓨팅센터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날 세션에선 ‘브리지’(연결)를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최 회장은 챗GPT를 ‘AI 쇼크’로 표현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개인·기업·국가 간 격차가 커질 것”이라며 “AI가 국가의 성장엔진이자 안보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SK가 AWS와 추진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오픈AI와의 스타게이트 협력을 구체적 사례로 들며 “조화로운 AI 생태계가 국가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도 이날 ‘글로벌 경제 이슈와 직면 과제’를 주제로 한 세션에서 “10년 동안 AI는 연간 노동생산성을 최대 0.4%포인트를 끌어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이 혜택을 최적화하려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AI를 더 확산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더 경쟁력 있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조성해 저렴한 가격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아시아·태평양 CEO는 같은 세션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CEO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소개하며 “CEO 절반 이상이 AI 투자와 지출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고 60%는 AI의 혜택과 투자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올해로 30년째를 맞은 APEC CEO 서밋은 기존보다 하루 늘어난 3박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세션과 참석 연사, 참여 정상급 인사 수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경주=강해령/박의명/양길성/이영애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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