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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방위비 늘려 미군 부담 덜겠다…핵잠 연료공급 결단해달라"

입력 2025-10-29 17:53   수정 2025-10-30 02:29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말했다. 한국이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미국이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
◇ 한·미 동맹 강조하며 “핵 잠수함 필요”
이 대통령은 이날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 가지 말씀을 추가로 드리고 싶다. 트럼프 대통령께 충분히 설명을 못 드려 약간의 오해가 있는 것 같다”며 이와 관련된 발언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하겠다”며 “이미 지지해 주신 것으로 이해한다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 부분에 대해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 주시면 더 빠른 속도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핵 탄두 미사일 등 핵 무기 개발과 보유를 위한 것이란 오해를 불식시키지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들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면서 “한반도 동해, 서해의 해역 방어에 (핵추진 잠수함을) 활용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핵 무기 등 주변국의 안보위협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한국 해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핵 추진 잠수함은 주요 군사시설이가 상대방의 핵 공격을 받을 경우에도 공격 능력을 보존해 상대방에게 상응하는 보복을 가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핵 무기 보유국들도 핵 잠수함에 탑재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통해 러시아에 대항해 유럽 각국에 핵 우산을 제공한다. 핵 추진 잠수함 확보는 한국 정부의 숙원사업이며 2000년대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을 준비하다 주변국의 견제 등으로 좌절되기도 했다.
◇ 자강력 위해 美 안보질서 동참하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에서 동맹 현대화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 수호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한미관계는 동맹의 현대화를 통해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도 방위비 증액과 방위산업 발전을 통해 자체적 방위역량을 대폭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현재 방위비 지출 수준은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의 1.4배에 이를 정도로 압도적으로 많고, 전 세계에서 군사력 평가로 5위로 인정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미국의 방위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방위 산업에 대한 지원이과 방위비 증액을 확실하게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같은 합의가 급물살을 탄 것은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선 한·미·일 동맹에 기댈 수 밖에 없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 뿐 아니라 중국 잠수함 추적 활동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공들였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중국이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구조물을 세우고 한국 과학 탐사선과 해경선을 위협하는 등 적대적 행태를 보인 것을 의식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선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공개된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주한미군의 운명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대중 견제 역할을 맡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동맹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경주=이현일/배성수/정상원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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