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 추진 잠수함의 연료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결단해달라”고 말했다. 한국이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미국이 승인해줄 것을 요청한 것이다.이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의)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하겠다”며 “이미 지지해 주신 것으로 이해한다만,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우라늄 농축 부분에 대해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 주시면 더 빠른 속도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핵 탄두 미사일 등 핵 무기 개발과 보유를 위한 것이란 오해를 불식시키지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또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쪽 잠수함들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면서 “한반도 동해, 서해의 해역 방어에 (핵추진 잠수함을) 활용하면 미군의 부담도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북한 핵 무기 등 주변국의 안보위협이 날로 높아지는 상황임을 강조하면서 한국 해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핵 추진 잠수함은 주요 군사시설이가 상대방의 핵 공격을 받을 경우에도 공격 능력을 보존해 상대방에게 상응하는 보복을 가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핵 무기 보유국들도 핵 잠수함에 탑재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통해 러시아에 대항해 유럽 각국에 핵 우산을 제공한다. 핵 추진 잠수함 확보는 한국 정부의 숙원사업이며 2000년대 노무현 정부 시절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을 준비하다 주변국의 견제 등으로 좌절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 뿐 아니라 중국 잠수함 추적 활동을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공들였다. 그러나 이번 발언은 중국이 최근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 구조물을 세우고 한국 과학 탐사선과 해경선을 위협하는 등 적대적 행태를 보인 것을 의식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선 이 대통령은 지난 27일 공개된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주한미군의 운명에 대해 결정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대중 견제 역할을 맡는 것을 골자로 하는 동맹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경주=이현일/배성수/정상원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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