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6%와 23.5% 줄어든 2조4848억원과 2조2042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기아가 3분기에만 총 2조4500억원의 관세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앞선 2분기(4~6월) 손실액(1조6142억원)에 비해 51.8%나 급증했다. 2분기까지는 관세 부과 전 쌓아놓은 재고 물량을 통해 관세 영향을 일부 상쇄했지만 3분기부터는 수출차 전부가 25% 관세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완화하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자동차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됐다.
나이스신용평가는 25% 관세 시 현대차·기아의 연간 부담액은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 도요타(6조2000억원) 독일 폭스바겐(4조6000억원) 등 경쟁사들을 크게 웃돈다.
반면 한국도 일본과 유럽연합(EU)처럼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경우 현대차·기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5조3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관세 인하에 안도감을 표하며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으로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밝혔다.
철수설까지 제기됐던 한국GM도 수출 수익성이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전체 생산량의 85% 가량을 미국에 수출해온 한국GM은 미국의 25%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로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가 생산지를 이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주력인 한국GM은 관세가 15%로 인하되면 수출 경쟁력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100대 상장 자동차 부품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올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49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87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3분기에만 1000억원대 관세 비용을 떠안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넥센타이어 등도 관세 부담을 덜게 됐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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