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100년간 위작 논란에 시달린 프랑스 화가 폴 고갱(1848∼1903)의 자화상(Portrait de l'artiste par lui-meme·1903년 작)에 대해 소장처인 스위스 바젤미술관이 고갱의 작품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바젤미술관은 "폴 고갱의 마지막 자화상으로 여겨지는 작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미술관은 출처 조사와 미술 기술 분석, 국제 전문가 자문을 결합한 광범위한 조사를 수행했다"며 해당 작품이 '진품'임을 발표했다.
안경 쓴 인물을 표현한 이 작품은 고갱이 사망 직전 남긴 자화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924년 경매에서 진위가 논란이 일었고, 1928년 쿤스트할레 바젤 전시에서는 '추정 자화상'으로 표기됐다.
지난 3월 수집가이자 자칭 '아마추어 미술 탐정'이라는 파브리스 푸르마누아는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903년에 제작된 모든 고갱 작품은 위작이라며 당시 고갱은 건강이 너무 악화해 작업이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자화상은 고갱의 친구이자 간호사인 응우옌 반 깜이 고갱 사진을 바탕으로 제작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당시 바젤미술관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조사에 착수하고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바젤미술관 보존 부서는 자외선 기술 촬영과 적외선 반사 촬영, 방사선 촬영 등 기술적 검사를 진행했다. 또 베른 예술 아카데미 미술 기술 연구소에 기술 분석을 의뢰하고 프랑스 파리 와일덴슈타인 플래트너 연구소 고갱 위원회에 공식 자문했다.
미술관은 "검사 결과 작품에 사용된 안료가 그림이 제작된 시기 주변에서 구할 수 있었던 것임이 확인됐고, 고갱의 다른 작품에서도 사용된 것들"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작품 속 모델의 얼굴, 구체적으로 이마와 눈, 코, 턱수염, 목 부위는 후에 덧칠로 수정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덧칠 시기는 1918∼1926년 사이로 추정되며 의도적 위작 징후는 없고 판매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00년 만에 고갱 작품임이 확인된 '자화상'은 현재 해당 미술관에서 전시 중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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