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증권가의 주요 인사들과 정책 당국자, 산업계 관계자 2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경비즈니스 창간 30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 포럼 ‘코스피 5000으로 가는 길’ 현장에서 주식시장의 미래에 대해 토론했다.
이번 포럼은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금융 대전환’ 기조에 맞춰 자본시장이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위한 조건과 과제를 짚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산업·투자 각 분야의 대표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코스피 5000 시대’의 해법을 논의했다.

축사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맡았다. 김 의원은 “바야흐로 자본의 생산으로 금융이 혁신으로 흐르는 새로운 경제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라며 “비생산적 자산에 머물던 자본을 AI·반도체·로봇·바이오·우주항공 등 미래 핵심 기술 산업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금융의 혁신을 지원하고 국가는 그 리스크를 함께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신뢰의 공적을 세우고 혁신 위에 성장을 쌓는 구조개혁으로 코스피 5000 시대,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위대한 전환을 확실하게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새 정부의 정책 의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쌓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불공정 거래를 근절해 공정하고 신뢰받는 시장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담보 위주의 금융을 벗어나 자본·생산·혁신·모험 자본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첨단 전략 산업 프로젝트를 추진해 국민이 투자하고 과실을 나누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조강연은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맡았다. 홍 대표는 “1986년 신입사원 시절 코스피가 200이었는데 지금은 4000까지 왔다”며 “이제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보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또 “프리미엄을 갖게 되면 5000을 넘어 더 멀리 갈 수 있다”며 “핵심은 밸류에이션, 정책의 일관성, 그리고 장기투자 문화”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 토론은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 조윤남 CORE16 대표의 사회로 진행됐다. 최치연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 대표가 참여해 ‘코스피 5000 시대를 여는 조건’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조 대표는 “세제 개혁이 코스피 5000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패널들은 정책·시장·기업의 입장에서 신뢰회복과 제도 일관성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이날 포럼의 열기를 끌어올린 건 좌장 조 대표가 진행한 OX 토론이었다. “현 대통령 임기 내 코스피 5000 가능성”에는 패널 전원이 “가능하다”를 선택했다. “미국 증시 최고가 갱신 없이도 코스피 5000이 가능하다”라는 질문에 최치연 과장, 이남우 회장, 이창환 대표는 “가능하다”, 정우용 부회장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짧은 질문과 즉답이 오갈수록 객석에서는 웃음과 탄성이 터져나왔다. ‘코스피 5000’이라는 숫자를 바라보는 각자의 온도차가 그대로 드러난 순간이었다.

2부 강연은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여의도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가 맡았다. 그는 “코스피 5000 시대,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를 주제로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와 AI 혁명, 한국의 거버넌스 개혁을 한국 증시를 이끄는 세 축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미국이 45년 만에 경제 구조가 바뀌고 있고 그 마중물은 한국의 조선·전력기기이며 AI와 반도체가 주도하는 더 큰 장이 열리고 있다”며 “정책 수혜 업종(증권주)도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한경비즈니스의 창간 30주년을 맞아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전국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상장회사협의회, 한국애널리스트회 등이 후원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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