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9일 11: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도입된 도드-프랭크법 시대 수준으로 규제가 강해지면서 대출 시장에서 전통 은행들이 발을 빼고 있습니다. 사모대출 시장엔 전례 없는 기회입니다"
카일 애셔 먼로캐피털 대체크레딧솔루션부문 공동대표는 29일 열린 ASK 2025에서 "은행 대신 민간 자본이 공급자 역할을 하면서 ABF(자산담보대출)가 부상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행들이 자본 효율성을 높이고자 소비자금융부분을 매각하거나 축소하고 인력 감축에 돌입하면서 펀드 등 사모시장 주도의 직접대출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먼로캐피털이 주력으로하는 ABF는 소송·로얄티·무역 등 특수 금융, 디지털 인프라, 항공기금융 등 광범위한 실물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을 뜻한다. 그는 "담보 안정성이 높은 데다 대출기간도 짧아 경기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먼로캐피탈은 5000억달러에서 1억5000억달러 규모의 미들마켓 시장에서 10% 중반대 수익률을 목표로 자산을 구성한다. 2004년 설립 이후 부실 자산에서도 투자금 대비 회수배수(MOIC)가 1.32배에 달할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다.
먼로캐피탈은 금리가 고착화되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채권보다 높은 기대수익률을 추구하고 금리와 상관관계가 낮은 ABF의 매력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프레킨(Preqin)에 따르면 전세계 기관투자가의 60%가 ABF를 향후 12개월간 가장 유망한 전략으로 꼽을만큼 시장의 주요 자산군으로 자리잡았다. 전체 ABF 시장 규모도 집계 방식에 따라 15조달러에서 40조달러 규모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애셔 공동대표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공모 ABS(자산유동화증권)와 달리 ABF는 거래가 빈번하지 않아 유동성이 떨어지고 레버리지가 쓰이는만큼 담보자산에 대한 실사와 회수 전략이 명확한 운용사들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투자한 롱리지 에너지 프로젝트를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제시했다. 몬로캐피털은 이 회사에 3500만달러 규모 1순위 담보 대출을 제공하면서 △천연가스 개발권 △물류터미널 △485MW급 발전소 등 총 2억달러 이상으로 평가되는 자산을 담보로 잡았다. 이를 통해 당시 기준 금리 대비 10.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로 대출하면서 담보대비대출비율(LTV)는 9.5% 수준으로 낮출 수 있었다. AI(인공지능)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담보 가치가 상승해 올해 9월 투자 1년 만에 1.35배 MOIC로 조기 상환이 완료됐다.
먼로캐피털은 설립 후 20여년간 522억달러(약 71조원)를 투자했고, 운용자산(AUM)은 현재 216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ABF 부문에서만 38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대표적인 사모대출 운용사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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