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9일 09: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사의 주주 이익 보호 충실의무 도입 등에 대한 1차 상법 개정 이후, 대규모 상장회사에 대한 3% 의결권 제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및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규정한 2차 상법 개정이 입법되어서 시장과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다.특히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와 달리 집중투표제 의무화는 상장회사 주주총회에서 있어서 재무, IR, 전략 및 법무 담당 임직원들 입장에서 상당한 유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는 2020년 상법 개정 이후 감사위원회를 도입한 대규모 상장회사가 기본적으로 시행해 오던 감사위원 분리선출의 범위를 1명에서 2명으로 확대한 것이어서 기본적인 주주총회 진행 방식 및 그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 상장회사 담당자들이 익숙한 사항이지만, 집중투표제는 소유분산 지배구조의 대규모 금융지주회사 및 포스코홀딩스나 KT, KT&G 등의 민영화된 공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상장회사에서 정관을 통해서 배제해 오던 것이어서 관련한 사례 자체도 많지 않고, 실제 시행 과정에서의 쟁점과 유의사항에 대해서 여러가지 논란이 있기 때문이다.
1. 집중투표 의무화 상법 개정 내용
2차 개정 상법에 따라서 상법 제542조의 7이 개정되어서 상법 제382조의2 제1항에도 불구하고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없고, 위 규정은 2026. 9. 10. 부터 시행되고, 시행 이후 최초 선임 임원에 대해서부터 적용된다.집중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복수의 이사를 선임할 때, 각 주주에게 자신이 가진 주식 수에 선임할 이사의 수를 곱한 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이다. 3인의 이사를 선임하는 특정 주주총회에서, 70%의 지분율을 확보한 대주주가 추천한 이사 후보가 3인, 나머지 지분율을 확보한 소액주주가 추천한 이사후보가 1인인 경우를 전제로 한 집중투표 시행 결과는 아래 도표와 같다.
집중투표가 아닌 일반투표를 진행하는 경우 지배주주는 출석 주식의 과반수 및 발행주식 총수의 1/4 이상의 의결정족수 지분을 확보하면 이사 전원을 선임할 수 있다. 반면에 집중투표가 실시되는 경우 지배주주가 자신의 보유지분을 합하여 의결정족수를 넘는 주주의 지지를 얻는 경우에도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이 가능하고, 이론적으로는 집중투표제 하에서 소수주주가“[주식총수/(선임할 이사의 수 +1)]+1”의 지분을 확보하면 최소 1인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즉 소수주주의 지분이 많거나 선임할 이사의 수가 클수록 소수주주의 이사 선임 가능성이 커진다.
2. 집중투표 시행 관련 실무상 쟁점
실무적으로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를 시행하는 과정에서는 개정 상법과 관련하여 주로 가) 집중투표 시 선결안건으로 선임 이사 수 결정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지 여부 및 나) 분리선출 대상 이사 및 감사위원들에 대해서도 집중투표가 가능한지 여부 등이 문제된다. (1) 집중투표 시 선결안건으로 선임 이사 수 결정 안건을 상정할 수 있는지 여부
소수주주가 주주제안에서 다수 이사 선임을 전제로 집중투표제 청구를 하면 위와 같이 전체 선임 대상 이사 수에 따라서 이사 1인 선임 안건 가결에 필요한 의결권 수가 달라진다. 따라서 소수주주 측에서는 정관 상 허용되는 정원 범위 내에서 당해 주주총회에서 최대한의 추가 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전제로 집중투표 청구 주주제안을 하고, 반대로 대주주 및 경영진 측에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 당해 주주총회에서 퇴임하여 결원이 생기는 이사 수 혹은 그보다 적은 수의 이사를 선임하는 것을 전제로 집중투표 진행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러한 경우 대주주 및 경영진 측에서 소수주주의 집중투표 청구를 수용하되, 주주총회 보통결의 선결안건으로 선임 이사 수를 정하고(이사회 제안과 소수주주 제안을 보통결의 요건 적용하여 표결) 이를 전제로 집중투표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주주총회 안건을 상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위 선결안건은 집중투표가 아닌 일반투표 방식이므로 의결정족수 지분을 확보한 대주주가 통제할 수 있어서 결국 이사 선임 수를 한정하고, 이를 전제로 후속 안건인 집중투표 이사 선임 안건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식의 주주총회 진행이 소수주주의 집중투표 주주제안권을 침해한 것이 아닌지 여부에 대해서 상당한 논란이 있고, 하급심 판례도 대립하고 있다.
선임할 이사의 수를 결정하도록 하는 안건 상정이 집중투표에 선행하여 가능하다는 하급심 판례는 ㄱ) 회사가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한 안건을 선결문제로 심의하는 것은 소수주주의 주주제안에 안건을 추가하는 것이거나 안건을 단계를 나누어 분리상정한 것일 뿐이어서 소수주주가 제안한 안건 자체를 배척하거나 변경하지 않았으므로 주주제안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ㄴ)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해서도 주주제안의 구속력을 인정하게 되면 소수파 주주가 회사에 불필요하게 상당히 다수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하더라도 다수파 주주가 이를 제지하지 못하게 되는데 이는 오히려 자본다수결의 대원칙 자체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결과가 되어 허용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반면, 선임할 이사의 수 및 이에 대한 후보자 추천을 결합한 하나의 주주제안이 있을 경우 선임할 이사의 수를 결정하도록 하는 안건 상정이 불가능하다는 하급심 판례도 있음. 회사는 주주제안을 거절할 사유가 없으므로 주주제안을 그대로 안건으로 상정하여야 하고 변형하여 상정할 수 없으며,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한 안건을 별도 상정하는 경우 주주제안권 및 집중투표제의 규정취지를 잠탈하여 위법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한다.
다만 정관 상 이사 수의 상한이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거나 제한이 없는 경우 소수주주가 상당한 다수의 이사 선임을 요구하면서 집중투표제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였을 때 이를 그대로 수용한다면 비현실적으로 많은 이사가 선임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이사 선임에 있어서 다수 주주의 의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게 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또한 집중투표제는 선임할 이사의 수가 정해진 것을 전제로 어느 후보자를 이사로 선임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적용되는 것이지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해서까지 집중투표제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도 가능하다. 집중투표제의 경우 선임할 이사의 수에 따라서 각 주주가 부여받게 되는 의결권의 수가 달라지고 소수주주가 이사를 선임하기 위하여 최소한 보유하여야 하는 지분비율도 달라지므로 선임할 이사의 수는 집중투표제 시행을 위한 당연한 선결문제로서 주주총회에서 심의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선임할 이사의 수 및 이에 대한 집중투표제 시행 안건은 모두 주주가 제안한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 주주총회의 표결을 거칠 필요가 있는데, 선임할 이사의 수에 대해서 안건 상정을 하지 못하게 되면 이에 대해서는 표결을 거칠 기회가 없게 되어서 오히려 주주들의 의결권을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최근에 진행된 대규모 상장회사 집중투표 주주총회는 모두 위와 같은 선결안건 상정이 허용되었고, 관련한 최근 가처분 결정에서도 법원이 그 효력을 인정하였다.
(2) 분리선출 대상 이사 및 감사위원들에 대해서도 집중투표가 가능한지 여부
아우러 2차 상법 개정에 따라서 감사위원 분리선출의 대상이 2인으로 확대되면서, 위 분리선출 대상 이사 및 감사위원 2인도 추가로 집중투표제 적용대상인지 여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법원 판례가 없지만, 과거 감사위원 분리선출 및 일괄선출 대상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아서, 결국 현재 개정 상법과 같이 감사위원 분리선출 규모를 2인 이상으로 할 수 있었던 경우에 법원 하급심 결정에서 이사회에서 다수 감사위원에 대한 분리선출 방식을 선택하여 주주총회를 진행하면서 분리선출 대상 3% 의결권 제한 이사 선임 후보군과 그렇지 않은 일반 선출 후보군을 분리하여 집중투표를 진행하는 것의 유효성을 인정한 바 있다. 따라서 개정 상법 상의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에 따라서 하나의 주주총회에서 2인 이상의 감사위원에 대해서 분리선출이 시행되는 경우 대상 감사위원 그룹에 대해서도 별도의 집중투표가 인정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서 이에 대해서 향후 법무부 가이드라인 혹은 법원 판례 등 동향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
3. 집중투표 주주제안 대응을 위한 고려사항
현재 많은 상장회사들이 집중투표 주주제안에 대한 방어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은 정관 상의 이사 정원을 제한하고, 소위 시차임기제를 통해서 특정 주주총회에서 결원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당해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이사의 수를 기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집중투표제 방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국민연금 등 대규모 기관투자자의 의결권 행사 기준 상 시차임기제 강화 등에는 통상 반대할 수 있어서 이에 따른 불필요한 논란 발생 및 주주총회 정관 변경 부결 위험 등도 고려한 전략적 대응이 중요하다.
특히 위와 같은 이사회 구성 변경에 대한 투자자 및 시장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이사 정원 확대 및 시차임기제를 위한 임기 조정 등 조치 외에, 이사회 구성에 관한 board skill matrix 관점에서 재무, 회계 / 경영, 경제 / 생산, R&D / 법률, 규제 및 ESG 등의 다양한 전문성을 가진 이사가 균형있게 선임되도록 하고, 사외이사 비중을 강화하거나 이사회 사전 설명 및 심의 절차 등을 개선하는 등 이사회의 독립적이고 충실한 운영을 강화하기 위한 개선 노력을 병행하여 투자자들이 회사 경영진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신뢰하고 이를 지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결국 개정 상법 하에서의 경영진 책임 위험 완화 및 기관투자자 등 지지 확보를 통한 경영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는, 전가의 보도와 같은 별도의 해결방안을 찾기 어렵고, 투명하고 공정한 이사회 및 주주총회 운영 강화 및 투자자와 시장과의 적극적 소통을 통해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여 경영의 정도를 지키는 것이 중요할 수 밖에 없어서 이에 대한 유의가 필요하다.
<i>*변호사, 본고는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며, 필자가 속한 법률사무소의 공식적인 입장과는 관련이 없습니다.</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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