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9일 14:2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스퀘어가 11번가를 SK플래닛에 매각해 11번가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을 전액 상환한다. 2023년 SK스퀘어의 이례적인 콜옵션 포기로 벌어진 SK그룹과 FI 간 분쟁은 2년 만에 종결 수순을 밟게 됐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11번가 경영권 지분 100%를 SK플래닛에 매각하는 안을 최종 의결했다. 이를 통해 11번가 FI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H&Q코리아와 국민연금, 새마을금고는 투자원금을 100% 회수하게 된다. 그동안 받은 배당금을 포함하면 원금 이상을 쥐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2018년 H&Q코리아 블라인드펀드와 국민연금, 새마을금고는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 투자금이 3500억원으로 가장 비중이 컸다. 양측은 5년 내 11번가 기업공개(IPO)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SK스퀘어가 FI 지분을 되사는(콜옵션) 주주간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2023년 SK그룹은 11번가 FI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포기했다. 최대주주의 콜옵션 행사는 관례였기 때문에 SK스퀘어의 이례적인 결정은 자본시장 신뢰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SK 측은 투자유치 당시와 비교해 11번가 기업가치가 떨어졌는데 FI 지분을 약정된 수익률로 되사주면 배임이라는 이유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았다. 이후 FI들은 주주간계약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까지 묶어 매각하는 동반매도요구권(드래그얼롱)을 통해 11번가를 매각하려 했으나 이커머스 시장이 침체를 겪으며 난항을 겪었다.
올해 다시 콜옵션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이 돌아오며 SK스퀘어는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FI들과 협상을 진행하며 콜옵션 대신 투자원금을 직접 상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SK그룹은 국민연금이 투자원금도 건지지 못할 처지가 부각되면서 대승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IB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내부적으로 국민연금 손실은 막아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송은경/차준호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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