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 호황 국면)에 올라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 비중이 코스피 전체 상장사의 4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이들 기업에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94조92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 시총 합산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51%다. SK하이닉스 시총은 406조2253억원(10.59%)으로 삼성전자의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의 시총 비중은 코스피 전체의 26.10%에 달한다. 이는 지난 8월29일 20.01%보다 6.09%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삼성전자 우선주(65조1963억원·1.70%)를 더하면 비중은 27.8%까지 오른다.
당시 시총은 삼성전자 412조5987억원, SK하이닉스 195조8326억원, 삼성전자우 46조1841억원이고, 비중은 각각 13.57%, 6.44%, 1.52%였다. 두 달 새 SK하이닉스의 시총은 2.07배가 됐고, 삼성전자도 44.2% 급증했다.
두 종목의 시총이 이처럼 불어난 것은 미국발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훈풍 속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4000선을 돌파한 지난 27일 삼성전자는 10만2000원에 장을 마치며 사상 처음으로 10만원선을 넘었다. SK하이닉스도 53만50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다.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하며 지난 28일 잠시 주춤했으나 29일에는 삼성전자(10만500원)와 SK하이닉스(55만8000원) 모두 상승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주의 호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80조원, SK하이닉스는 65조원으로 상향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점유율 확대와 범용 D램 가격 상승 영향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나친 반도체주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지난 27일 종가 기준 국내 증시에서 6월20일 대비 음(-)의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1472개로, 같은 기간 양(+)의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 수(1151개)를 웃돌았다. 6월20일은 코스피지수가 3년6개월 만에 3000선을 돌파한 날이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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