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미 관세 협상 타결을 두고 상반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당은 "외교 천재 이재명 대통령"이라면서 호평한 반면, 야당은 "미래 10년을 옭아맨 협상"이라며 얻은 것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밤 구두 논평을 통해 "오늘 관세 협상 타결은 대한민국 외교사에 길이 빛날 금자탑이다. 탁월한 지도력을 보여주신 이 대통령과 뚝심 있는 협상력을 보여준 대통령실과 정부에 찬사를 보낸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오늘 협상 타결은 한미동맹과 한국경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거양득의 성과"라고 했다.
정 대표는 "최고 훈장 수여와 금관 선물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최고 수준의 맞춤형 의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밝은 표정을 보고 협상이 잘 타결되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표단을 "거친 협상가"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뚝심이 이룬 빛나는 업적이 대한민국의 국운을 활짝 열어젖혔다. 이제 활짝 열린 국운을 하늘 높이 상승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외교 천재 이 대통령의 국익 중심 한미 관세 협상 합의를 크게 환영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익 중심의 역대급 성과를 낸 이 대통령님과 통상, 외교 당국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익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민주당은 이재명 정부와 함께 오직 국익을 위해 급변하는 국제정세의 격랑을 헤쳐 나가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얻은 게 없는 협상 결과"라고 평가절하했다. 주진우 의원은 30일 페이스북에 '미래 10년을 옭아맨 협상 결과, 기존 정부 설명과 완전히 달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국은 무려 10년간 매년 현금 200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 규모는 안 밝혔지만, 조선업 투자 1500억달러 중에도 현금이 포함됐다"며 "한미동맹이 무상 제공하던 전략 자산을 '미국산'으로 우리가 사야 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얻은 것이 없다. 자동차 관세 우위도 잃었다. EU, 일본 경제 대비 우리가 가장 큰 타격이다. 통관 완화 등 농산물 개방은 얼렁뚱땅 설명이 없다"며 "핵 잠수함 건조도 미국 무기 사야 하고, 핵연료 승인을 받았을 뿐이다. 현금은 총 350억달러만 투자한다는 기존 정부 설명과 완전히 다르다. 협상이 잘돼 문서도 필요 없다더니, 그때 왜 문서화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건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협상팀이) 엄청나게 수고했다고 생각하지만, 이걸 갖다가 우리가 만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착시효과가 있다"고 했다. 이어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이 7월에 설명한 것은 대부분 3500억달러 보증이고, 현금투자는 5%, 175억달러(라고 했다)"라며 "이번에 타결한 게 10년 동안 나눠 내는 거지만 2000억달러 현금"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당초 정부가 설명한 것에 비하면 직접 투자가 늘어난 거고,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항상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미는 총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한미 관세 협상 세부 내용 합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자동차 관세는 25%에서 15%로 인하된다. 약품·목제 등은 최혜국 대우를 받고, 항공기 부품·제네릭(복제약) 의약품·미국 내에서 생산되지 않는 천연자원 등에는 무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주요 경쟁국 대만과 대비해 '불리하지 않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기로 했다. 쌀·소고기를 포함한 농업 분야 추가 개방도 막았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외신에서는 이번 타결을 두고 우리나라가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낸 성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한국이 일본보다 더 많은 양보를 얻어냈고, 전반적으로 덜 부담스러운 협상을 성사시켰다"면서 한국은 투자 대상 프로젝트가 상업적으로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안전장치를 확보한 데 반해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자 대상 결정권을 넘겨줬다는 점을 짚었다. 한국의 대미 투자금이 일본의 5500억달러보다 적다는 점도 언급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 규모를 놓고 보면 외려 우리가 일본보다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GDP 대비 투자 부담 측면에서 일본이 약 14%인 데 비해, 우리는 약 20% 수준이다. 절대 금액은 일본이 더 크지만, 경제 규모 대비로는 우리의 재정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과중하다"며 "일본에 비해 선제적으로 협상을 타결했더라면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었을 텐데, 올 한해 우리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으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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