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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주식시장에서 돈을 못 버는 사람들도 있습니다[EDITOR's LETTER]

입력 2025-11-03 08:41   수정 2025-11-05 10:15

[EDITOR's LETTER]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주변에 행복하다는 사람을 찾기 힘듭니다. 어떤 사람은 보유 종목의 주가가 오르지 않았다고 불만입니다. 다른 사람은 수익을 냈어도 투덜거립니다. SK하이닉스 주식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급등한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도 종잣돈이 적다고 중얼거립니다.

몇 년 만에 찾아온 불장. 어떤 유형이 이런 시장에서 돈을 못 버는지 살펴봤습니다. 우선 경제와 정치를 혼동하는 사람입니다. 주변에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후 주식 투자를 하지 않은 이들이 꽤 있습니다. 논리는 있습니다. “대통령도 싫고, 경기도 나쁘고, 관세 협상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왜 주식을 사냐”고들 합니다. 한마디로 편견과 혼선이 기회를 앗아간 것이지요. 실제 야당 누군가가 “주가가 떨어져야 정상”이라고 했다지요.

편견은 상상력마저 위축하게 합니다. 지난 4월 초 코스피는 2400대였습니다. 대통령 탄핵 후 증권가에서는 주가가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입니다. 이후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건 주가는 정상화된다는 논리였습니다. 거의 초등학생 산수 수준의 추론이었습니다.

대선 결과가 발표된 날 제작한 한경BUSINESS 표지 제목은 ‘이재명 시대, 주식의 시간’이었습니다. 주식시장을 투자자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대통령과 거대 여당, 그들이 내건 상법 개정 등 각종 공약들. 동의 여부를 떠나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리라는 것도 쉬운 추론이었습니다. 편견은 단순 추론도 방해했습니다. 기존 신념과 충돌하는 ‘이재명 정부하에서 주가 상승’이라는 정보는 그들의 편도체를 자극, 위협으로 인식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시장을 외면했습니다.

또 다른 안타까운 사례는 아는 것이 화가 된 이들입니다. 일부 증권사 직원들은 주가가 3000대로 다시 올라서자 종목 탐색에 나섰습니다. 급등한 주식 대신 개별 종목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한 친구는 지난 7월 카카오뱅크 주식을 샀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검찰이 기소하고 유죄판결을 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을 상실한다. 그러면 경영권을 놓고 분쟁이 일어나면 주가는 오르지 않을까.” 이 추론의 맹점은 유죄판결을 받을 것이라는 예단뿐 아니었습니다.

이런 상승장은 개별 종목이 아니라 대세를 끌고 가는 업종이 존재합니다. 여기에 올라타지 않고 어설픈 지식을 동원해 엉뚱한 등에 올라타 스스로 수익률을 끌어내린 것이지요. 큰 흐름을 놓친 어설픈 전문가의 함정이랄까. 반대의 경우는 주식을 잘 모르는 친구입니다. 다들 SK하이닉스가 좋다고 하니 귀 기울여 듣다가 무작정 27만원대에 주식을 산 친구가 있습니다. 아직도 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지식을 거부해 기회를 놓치기도 했습니다. 8월 중순 한 대학생과 대화를 했습니다. 주식 얘기가 나왔습니다. 어디에 투자했냐고 하니 ‘리게티컴퓨팅’이라는 양자컴퓨터 회사라고 했습니다. 제게도 매수를 권했습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참 이상한 애들이구나. 이해도 하기 힘든 양자컴퓨터 주식을 사다니. 젊어서 그런가…’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당시 주가는 14~15달러 정도였습니다. 이후 한두 달쯤 지났을까 양자컴퓨터 뉴스가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리게티 주가를 보니 그 친구가 말할 때보다 3배쯤 뛰어있었습니다. 새로운 것에 반응하지 않으면 기회는 없습니다.
마지막 사례는 의문을 던지지 않는 사람들입니다.

올해는 지난 8월께까지 유튜브 채널에 삼성 위기론이 유행했습니다. 일반인들도 “삼성전자 문제는 J 부회장”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삼성을 좀 안다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기에 의문을 던진 일부 사람들은 삼성전자가 6만원일 때 추천을 시작했습니다. “대부분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으며 엔비디아도 결국 삼성 HBM을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10만원을 넘었습니다. 지금 J 부회장 얘기를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비단 주식만 그럴까요. 실패한 정책에도 비슷한 오류가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부동산으로 돈을 버는 것은 악”이라는 편견,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과 그가 하는 올바른 비판을 분리하지 못하는 폐쇄된 사고에서 나온 정책이 그렇습니다. 정책 담당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로운 주식에 거부감을 느끼듯, 사람도 새 사람을 쓰지 못하고 아는 사람만 쓰면 회전문 인사를 하게 됩니다. 주식투자도 정책도 결국 경직성과 유연성이 성패를 가르는 것 같습니다. 모건 하우젤은 ‘돈의 심리학’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은 변한다. 목표도 변한다. 전략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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