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질주를 이어갔다. 올 초 선보인 갤럭시S25 시리즈부터 갤럭시Z폴드·플립7 시리즈까지 신작이 연이어 흥행한 결과다. 프리미엄 모델 판매 비중을 확대하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략이 유효했다는 분석이다.삼성전자는 30일 스마트폰 사업을 맡는 모바일경험(MX) 부문에서만 올 3분기 33조5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직전 분기보다 18% 증가한 것이다. 영업이익은 MX·네트워크 부문 합산 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주력 모델은 갤럭시Z폴드7이다. Z폴드7 흥행이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Z폴드·플립7 시리즈는 사전 판매량 104만대로 역대 삼성전자 폴더블폰 중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이날 오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플래그십 신모델 출시 효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는데 특히 Z폴드7 판매 호조로 폴더블 수량과 금액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늘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만 스마트폰 6100만대를 출하했다. 여기엔 갤럭시S25 시리즈 인기도 한몫했다. S25 시리즈는 출시 이후 꾸준히 견조한 판매량을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꺼낸 신제품이 모두 흥행 기록을 이어가자 국내 시장에서 독보적 영향력도 한층 더 강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1~7월 국내 누적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 점유율이 82%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이 기간에 점유율 80%를 돌파한 것은 최초였다. 애플은 같은 기간 18%에 그쳤다.
이는 S25 시리즈 판매 호조, Z폴드7의 높은 초기 판매량이 뒷받침한 결과로 풀이됐다. S25 시리즈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칩셋과 2억화소 카메라를 갖춰 전작보다 사양을 향상하면서도 가격을 동결해 구매를 유도했다는 평가다.
Z폴드7는 슬림화·경량화에 성공하면서 기존 폴드 형태 스마트폰 제품의 한계로 지목됐던 휴대성·사용편의성을 대폭 개선해 호응을 끌어냈다.
특히 갤럭시S25 시리즈 흥행은 700~999달러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이 가격대 삼성전자 점유율은 지난 7~8월 기준 29%로 1년 전보다 12%포인트 확대됐다. 반면 애플은 이 기간 13%포인트 쪼그라든 55%에 머물렀다. 애플 몫을 고스란히 삼성전자가 흡수한 셈이다.
하반기의 경우 애플이 매년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해 왔던 만큼 삼성전자 영향력이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도 올 4분기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가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을 통해 S25 시리즈, 폴더블 제품 판매를 확대하려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는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이날 삼성전자가 3분기 점유율 19%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애플(18%), 샤오미(14%) 등을 누르고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급업체 지위를 지켜냈다.
이는 중급형 모델인 갤럭시A 시리즈 인기에 힘입은 결과다. 옴디아는 "(삼성전자의) 성장세는 프리미엄 모델인 Z폴드·플립7과 중저가 부문의 갤럭시A07·A17 모델에 의해 주도됐다"며 "아시아·태평양, 중동 지역에서 갤럭시A 시리즈의 강력한 판매가 전체 출하량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초저가형 부문(100달러 미만)과 고급형 부문(700달러 이상)이 전체 (스마트폰) 물량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3분기 회복세에도 최근 부품 부족과 비용 상승이 업계 공통의 과제로 떠올랐고 그 영향이 전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신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저가형 부문 수요 성장이 저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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