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 로봇은 흥미로운 기술이지만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당분간은 협동로봇과 자율주행로봇(AMR)이 제조업 자동화를 이끌 것입니다.”세계 최대 협동로봇회사인 유니버설로봇의 모기업 테라다인로보틱스의 장 피에르 하스우트 최고경영자(CEO·사진)는 30일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기술은 협동로봇”이라고 강조했다. 테라다인로보틱스는 유니버설로봇과 AMR 전문기업 미르를 산하에 둔 글로벌 로봇그룹이다. 반도체 테스트 장비로 잘 알려진 테라다인이 제조업 자동화를 신사업으로 점찍으면서 대규모 자금을 로봇 개발에 투입하고 있다. 나스닥 상장사인 테라다인의 시가총액은 229억달러(약 31조원)에 달한다.
그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투자 열풍에 대해 “휴머노이드는 두 발로 서 있는 것에 전체 에너지의 절반 이상을 소비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테슬라 등 일부 기업이 공장에 휴머노이드 투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규모 상용화보다는 의료, 요양, 군사 등 특수 분야에서 먼저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바퀴 기반 AMR에 상반신만 인간형 구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로봇이 현실적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하스우트 CEO가 집중하는 전략 분야는 피지컬 인공지능(AI)이다.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협동로봇 AI 액셀러레이터를 최근 공개했다. 로봇이 비정형 작업 환경에서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구글 출신 AI 전문가를 영입해 덴마크와 미국, 인도에 걸친 글로벌 AI팀을 운영 중이다. 내년 중반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플랫폼에는 초고속 통신 기능과 고연산 처리 능력이 장착된다.
그는 한국을 최우선 전략 시장으로 꼽았다. 하스우트 CEO는 “한국은 인구 대비 로봇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자동화 수요와 기술 성숙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은 유니버설로봇의 협동로봇 팔을 도입해 용접 효율을 높였고, 한화큐셀은 미르의 AMR 100여 대를 태양광 생산라인에 투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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