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안에 간단한 피검사로 어떤 질환을 앓는지를 파악해 맞춤형 치료까지 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릴 겁니다.”단백질 분석 분야 석학인 울렌 마티아스 스웨덴왕립공과대(KTH) 미생물학·단백질체학과 교수(사진)는 30일 서울 태평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마티아스 교수는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단백질 종류를 밝혀내기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휴먼 단백질 아틀라스(HPA)’의 주축 멤버다.
HPA는 2003년 완성된 인간게놈 프로젝트의 바통을 넘겨받아 유전자가 단백질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밝히기 위해 마련됐다. 인간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한 인간의 유전자가 어떤 단백질로 발현되는지 등을 좀 더 정교하게 파악하는 후속 연구다. 마티아스 교수는 “유전자 설계도로 만들어진 단백질 2만 종을 모두 찾아냈다”며 “사람마다 이 단백질이 어떻게 달라지고, 어떤 변화가 나타나면 병이 생기는지까지 더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단계”라고 했다.
프로젝트 결과물을 활용해 마티아스 교수팀은 암과 자가면역질환, 만성질환 등 59개 질환 유무를 알아낼 수 있는 단백질 표지자(바이오마커)를 발굴했다. 8262명의 혈액 시료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대규모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피 한 방울로 수백 가지 질병을 진단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HPA가 밝혀낸 단백질 데이터베이스는 세계 연구자라면 누구나 접속해 쓸 수 있는 오픈소스다. 마티아스 교수는 “개발된 의약품 99%의 표적은 단백질이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라며 “대학은 물론 다국적 제약사도 신약 개발을 위해 HPA 데이터베이스에 매일 접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업과의 공동 연구 등을 확대하기 위해 방한했다. 마티아스 교수는 “단백질 분석을 위해선 항체가 필요한데 이 항체를 한국 앱클론이 공급해 줬다”며 “한국 기업 덕분에 2만 개 단백질 중 상당 부분을 찾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앱클론의 항체 기술이 우수한 만큼 개발 중인 CAR-T(키메릭항원수용체) 치료제에 대해서도 기대가 크다”고 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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