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부산 김해공군기지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귀국길에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라며 “이후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교가에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구조적인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내년에 이어지는 추가 정상회담에서 경제·안보 관련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 후속 정상회담이 이어지는 만큼 내년 4월에는 대만 문제가 집중적으로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정상회담 직전까지 중국과 대만 외교가에선 대만 의제를 포함한 지정학적 문제가 논의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말레이시아, 일본, 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면서 시 주석과 대만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날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은 연일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협상을 주요 의제로 논의했지만 미국과 대만 간 연결고리를 약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일국양제’ 모델에 따른 평화적 통일이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듣길 바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은 수년간 미국이 대만 독립을 부추겨 왔다고 비난해왔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가 소식통은 “미국과 중국 양측이 선이후난(先易後難: 쉬운 일부터 풀고 나서 어려운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식의 협상 전략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이라는 점을 감안해 펜타닐 관세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상대적으로 관리가 용이한 의제부터 해결하고 내년 정상회담에서 국가안보 및 과학기술 통제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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