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선 사이 구리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자본의 시선이 옮겨지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구리 현물 가격은 톤당 1만917달러(한화 약 1553만원)로 마감했다.
한 달 전보다 7.8% 상승한 수치다. 지난 27일에는 장중 1만1094달러까지 치솟으며 17개월 만의 최고점을 찍었다. 국내 시장에서도 구리 관련 상품이 고공행진 중이다.
유가증권시장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 중 'TIGER 구리실물'은 최근 일주일간 13.93% 올라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KODEX 구리선물(H)' 역시 10.43% 올랐다.
금이 안전자산이라면, 구리는 성장자산이다. 최근 금값이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사이 실물경제 회복을 반영하는 구리가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구리는 전력망, 전자제품, 자동차, 건축 등 산업 전반의 필수 소재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재생에너지 설비는 모두 구리를 대량으로 사용한다.
전기차 1대에는 내연기관차의 3배 이상의 구리가 들어가며, 태양광 패널·풍력발전기·송전선에서도 빠질 수 없는 핵심 금속이다. AI와 전기차, 친환경 인프라 확충은 단기 유행이 아닌 산업 구조 변화여서, 이런 구조적 수요 증가는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친환경 정책이 강화될수록 구리의 전략적 가치는 높아진다. 탄소중립은 곧 구리 소비 확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전기차·친환경 에너지의 확산이 지속되는 한 향후 10년을 "구리의 10년"으로 부를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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