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12단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엔비디아 납훔을 공식화한 삼성전자는 내년 6세대 HBM4 등 생산 예정 물량도 이미 완판됐다고 3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30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12단 HBM3E를 전 고객을 대상으로 양산 판매 중”이라고 밝혔다.
고객사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엔비디아에 납품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HBM3E 샘플을 전달한 지 20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6세대 HBM4의 양산 체제 구축과 공급 계약이 마무리됐다고 알렸다. 삼성전자는 HBM에 대한 견조한 수요를 확인했다며 증설을 통한 공급 확대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HBM4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1c(10나노급 6세대)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공급망에 합류하면서 HBM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이미 AMD와 브로드컴을 고객사로 확보한 삼성전자가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벽을 넘어서면서 시장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기 떄문이다. 현재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약 58%를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 안팎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6조 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반도체 부문이 7조 원을 벌어 지난해 동기 대비 32.5% 늘어난 12조 1661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납품을 공식화한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서울 삼성동 깐부치킨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치맥 회동에 나섰다. 15년 만에 공식 방한한 젠슨 황은 매장에 들어서면서 "친구들과 치킨·맥주를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하는데 '깐부'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비디아와 한국은 발표할 내용이 많고 이곳엔 훌륭한 파트너들이 있다"며 "내일 우리가 함께 진행 중인 훌륭한 소식과 여러 프로젝트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회동을 마치고 매장을 나서면서 "좋은 날 아닌가요. 이제는 미국 관세도 타결되고 살다보니까 행복이 뭐 이렇게 맛있는 거 먹고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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