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시대에도 아동복 시장이 성장하면서 패션, 유통 업체들이 잇달아 '키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아동복 시장도 성인 시장 만큼이나 유행에 민감해진 데다, 아이 한 명 한 명이 소중해해지며 부모들의 씀씀이도 커지고 있어서다.
31일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이 회사의 아동복 브랜드 ‘더데이걸’과 ‘리틀브렌’의 지난 5~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4% 증가했다. 더데이걸은 7~13세 여아, 리틀브렌은 10~16세 남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로, 두 브랜드 모두 스트릿 무드를 지향하는 브랜드다.
아동복 시장에서 '프리틴' 세대를 중심으로 스트릿패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리틴은 10대 초반(10~14세) 아동들을 일컫는다. 최근 프리틴 세대들이 K팝, SNS 등의 영향으로 유행에 더욱 민감해지면서 아동복 시장에서도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전에는 성인복 트렌드를 적용해 아이들 옷을 만들었다면, 현재는 K팝 아이돌의 무대 의상이나 일상복에 영향을 받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패션, 유통업체들은 성장하는 프리틴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부터 강남, 센텀, 대구 등 주요 점포에 국내 아동 스트리트 콘셉트의 브랜드를 늘리고 신세계 단독 수입 아동 브랜드를 유치하고 있다. 마크곤잘레스 키즈, 마리떼 키즈, LEE 키즈, 커버낫 키즈 등 성인 스트리트 장르의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신규 브랜드를 늘렸다.
이랜드리테일은 더데이걸, 리틀브렌을 중심으로 늘어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오버핏, 데님 등 최근 스트릿패션 및 K팝 유행에 맞춘 제품들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더데이걸의 데님 카테고리 매출은 올해 1~10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했고, 리틀브렌은 K팝 스타일에 맞춘 셔츠를 출시해 매출이 14배 늘었다.

네파는 작년 아동복 브랜드인 네파키즈에서 ‘아이엠아이’라는 하위 브랜드로 프리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폴햄키즈는 작년 프리틴을 겨냥한 '더영스터'를 단독 브랜드로 내놨다. 탑텐키즈도 최근 프리틴 세대를 공략한 상품을 기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탑텐키즈는 최근 아동복 시장이 성장하며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2배 가량 늘어난 700억원으로 잡았다.
저출산 시대에도 국내 아동복 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작년 국내 유아동복 시장 규모는 2조539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1조8410억원)에 비해 38% 늘었다.

패션업계는 초등학생이 디지털매체, SNS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면서 아동복 시장의 '유행 전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전에는 쨍한 레드나 카키와 같이 주니어 여아들이 찾지 않는 색상이 정해져 있었는데, 제니, 카리나 등 인기 아이돌이 입고 나온 옷에 있는 색상이면 아이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색상이라도 최근에는 수요가 높다”고 말하며 “여아들의 선망하는 대상이 최근엔 아이돌로 바뀌어 이를 상품을 기획하는데 적극 활용한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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