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0월 27~29일 방일 성과 관련 문서에서 “일본은 스마트폰 신법 시행 때 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과 이용자의 안전성 및 편의성 사이 균형을 유지하며 운용한다”고 못 박았다.
앞서 양국 정부가 발표한 ‘미·일 투자에 관한 공동 팩트시트’(설명자료)에는 전혀 없던 내용이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니혼게이자이에 “명백한 견제”라며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내정 간섭으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내용인 만큼 일본 측의 놀라움이 컸다”고 전했다.
애플의 강력한 로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일 때 함께 일본을 찾았다. 니혼게이자이는 “쿡 CEO는 9월에도 방일했다”며 “이처럼 짧은 기간에 미·일을 왕복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했다. 애플 관계자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에 스마트폰 신법에 관한 의견을 전하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밝혔다.
일본은 새 스마트폰 법을 통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 구글 등의 소프트웨어 독점을 깨뜨리겠다는 방침이다. 앱 시장에 외부 기업 진입을 유도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이다. 핵심 대상은 일본 스마트폰 시장을 과점하는 애플이다.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 외 앱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게 하거나 앱 내 결제 수수료를 낮추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애플은 그동안 “이용자 안전 확보가 어려워진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애플은 자사 앱스토어에서 앱을 엄격히 심사해 안전성과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고 주장했다. 앱 개발자에게 받는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애플의 우려다. 애플은 앱 관련 서비스 부문 매출이 전체의 약 30%를 차지한다.
유럽연합(EU)은 앱 시장을 독점하는 애플의 사업 모델에 강력한 규제를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애플은) 중국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인기가 높은 일본에서는 추락을 피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동원해서라도 일본의 새 스마트폰 법을 저지하려는 게 애플의 의도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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