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관악캠퍼스는 연구에 필요한 전력 수요의 80% 정도만 감당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 28일 국회의 서울대 국정감사에서 유홍림 총장은 열악한 교내 전력 인프라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유 총장은 “당장 전력 인프라를 늘리지 않으면 연구에 상당한 어려움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했다.
대학 연구실에서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고용량 데이터 서버를 가동하면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AI 서버를 이용하는 학과가 컴퓨터공학 전자공학 등 AI와 직결된 학과뿐만 아니라 자연과학 생명공학 경영학 등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어서다.
전력 인프라뿐만 아니라 전기료도 부담이다.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2024년 교육용 전력 단가는 ㎾h당 143원으로 2020년 104원 대비 4년 새 37.5% 급등했다.31일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전남대 충남대 전북대 충북대 강원대 경상국립대 제주대 등 거점국립대 10곳의 전력 사용요금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AI 연구가 본격화하면서 2022년 697억원이던 10개 대학의 전기료는 2023년 935억원, 2024년 98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전기료는 686억원으로, 통상 10~11월 실험과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난방 가동 수요가 늘어나면서 4분기에 대학의 전력 소비가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전기료가 100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높다.
거점국립대 중 전기요금 부담이 가장 큰 곳은 서울대다. 서울대의 연간 전력 사용료는 2022년 182억원, 2023년 262억원, 2024년 277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9월 말 기준 194억원이다. 서울대는 서울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기관으로 꼽힌다. KT 데이터센터, LG사이언스파크 등을 앞설 정도다.
대학들은 전기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을 쓰고 있다. 한 서울 주요 사립대는 지난해 전기 사용량과 전기료가 급증하면서 사용률이 낮은 AI 위탁 장비를 반납하는 ‘전기 절감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대학 관계자는 “AI 연구시설에서만 수억원의 전기료 부담이 생기면서 연구자와 학교 간 갈등이 벌어지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전기료 부담에 연구를 마음껏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서지영 의원이 발의한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토대로 대학 등 교육기관의 전기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산업교육기관의 실험·실습시설 운영비가 부족한 경우 그 부족분 전액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분담하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고재연/김영리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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