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군사, 안보 분야에서 계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한국형 전투기인) KF-21 사업에 대한 후속 논의도 계속할 것”이라고 답했다. KF-21은 양국이 공동으로 개발한 전투기인데, 인도네시아 측이 약속된 분담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인도네시아와 대한민국은 많은 세월 동안 많은 영역에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무역, 투자 이런 경제 분야뿐만이 아니고 안보, 방위 분야에서까지 아주 높은 고도의 협력 관계를 이뤄왔다”며 “앞으로도 더 밀도 있는 협력 관계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군사·안보 분야에서 전투기 공동 개발 같은 아주 깊이 있는 협력 관계가 맺어졌는데, 더 큰 결과로 되돌아오게 될 수 있도록 계속적인 협력 관계를 이어 나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반둥 정치라고 우리가 배웠는데, 외교 안보 분야에서 균형, 전략적 자율성, 협력 그리고 실리주의라고 하는 대원칙을 지켜왔다”며 “대한민국이 현재 취하고 있는 외교 안보 전략에서도 아주 든든한 큰 기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양국 관계를 저희는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대한민국을 경제 협력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며 “저희는 한국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경제에 참여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개방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양국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활용해 양국 간 교역, 투자 증대 등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저희는 계속해서 국방 협력에 대해서도 긴밀히 해 나가기를 희망하고 있고, 특히 KF-21 사업에 대한 후속 논의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또 “이와 관련된 논의들이 지속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가격이라든가 펀딩 계획 등 경제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정부 관료들뿐만 아니라 기술진 사이에서도 여러 가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정상회담은 인도네시아 측의 KF-21 분담금 미납 논란이 있던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인도네시아의 KF-21 분담금 납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을지 관심이 쏠린다. 분담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KF-21 후속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비슷한 문제가 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방산업계에서 제기된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2016년 KF-21의 개발비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는 조건으로 시제기 1대와 기술을 이전받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분담금을 1조원 깎고 기술을 덜 이전받겠다고 입장을 바꿨고, 우리 정부는 지난 6월 이를 받아들였다. 이런 과정에서 KF-21을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파견된 인도네시아 직원이 기술 문건을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경주=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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