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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부 세계은행 부총재 "송도에 디지털 지식센터 열 것"

입력 2025-11-02 13:10   수정 2025-11-02 13:19


"한국은 디지털을 통해서 성장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의 경험은 저개발국에는 중진국이 될 기회, 중진국에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기회가 디지털로 올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합니다."

지난해 9월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은행 최고위직 중 하나인 부총재(임기 4년) 자리에 오른 김상부 부총재는 지난달 28일 워싱턴DC 세계은행 본부에서 한국 언론과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세계은행은 지난해 12월 한국 기획재정부와 디지털 지식센터 개소에 관한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세계은행은 싱가포르에는 물센터, 일본에는 개발학습센터 등을 두고 있지만 디지털 관련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김 부총재는 "올 연말께 인천 송도에서 개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계은행에서 파견하는 직원과 한국에서 채용하는 직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형태다.

김 부총재는 이 센터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운영 비용은 세계은행과 한국 정부가 공동으로 분담한다.

지난해 취임 당시에는 김 부총재가 담당하는 업무가 디지털 전환이었지만, 최근 '디지털 및 인공지능(AI) 전환'으로 바뀌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AI의 급격한 성장과 이로 인한 변화가 각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가 간 AI 격차 문제를 심각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격차도 크지만, AI 분야에서의 (국가 간) 격차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면서 "어떻게든 그 격차가 덜 생기도록 하려면 초기부터 개도국들이 AI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의 85~90%는 선진국에 있고, 사하라사막 남부 아프리카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외하면 0.5% 수준이라고 전했다.

김 부총재는 각국이 스스로 자기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소버린 AI(AI 주권) 개념에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기술적으로 모든 나라가 저마다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갖출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는 “이른바 ‘빅 AI’를 하려면 통신 설비, 컴퓨팅 파워, 데이터 센터, 인재, 대량의 데이터와 같은 것이 필요하고 많은 재원과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그런 노력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이를 다 기다리긴 어렵기 때문에 ‘스몰 AI’ 개념을 정책적으로 개발해 프로그램을 진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개도국도 즉시 적용할 수 있는 응용형 AI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농부가 병충해 사진을 찍어서 농사에 활용한다거나, 간호사가 보건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 피부병 진단과 치료에 AI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개도국은 AI에 대체되는 일자리가 많지 않고, 오히려 AI를 활용해서 일자리를 창출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AI인프라에 필요한 대규모 전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이와 관련해 김 부총재는 “개도국에 원자력 발전을 도입할 수 있을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의를 시작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그러나 ”개도국은 내전이 많고 보안이 취약해 안전성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원전 외에도 최적의 에너지원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면서 "석탄, 원전, 재생에너지 등 어떤 조합이 가장 최적화된 조합(믹스)인지는 국가별로 서로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김 부총재는 디지털 분야의 규제 문제와 관련해 반드시 규제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고 "규제는 경쟁과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짚었다. "많은 개도국은 규제가 없어 독점이 되고 저투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부총재는 "한국 정부가 세계은행에 지원을 늘리는 등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기여와 활동을 통해 "한국의 여러 경험이 여러 경로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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