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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산업, 자사주 놓고 장고 거듭…EB도 PRS도 난관 봉착

입력 2025-11-03 09:46  

이 기사는 11월 03일 09:4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자사주 활용 방안을 놓고 태광산업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당국 눈초리에 자사주 처분을 위한 교환사채(EB) 발행이나 주가수익스와프(PRS) 계약 모두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지난달 31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처분 방안을 검토했다. 10월 안으로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으나 이날 이사회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태광산업은 정정 공시를 통해 "이사회에서 자기주식 처분 관련 검토 결과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11월 내 최종결정을 목표로 재검토하기로 했다"며 "향후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는 경우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EB 발행 확정 시 △타 자금조달방법 대신 자사주 대상 EB 발행 선택 이유 △발행시점 타당성에 대한 검토내용 △실제 주식교환시 지배구조 및 회사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발행 이후 재매각 예정 여부 등 6가지 항목을 기재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광산업의 자사주 보유량은 발행주식총수의 24.41%에 달한다. 지난 7월부터 EB 발행을 통해 자사주를 처분하려 했으나 2대주주 트러스톤자산운용의 반발에 부딪혔다. 트러스톤운용은 태광산업의 자사주 기반 EB 발행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며 법원에 EB 발행을 막아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다. 약 2개월에 걸친 법적 분쟁 끝에 재판부는 '신사업 추진을 위해 EB 발행이 필요하다'는 태광산업 측 주장에 손을 들어줬다.

태광산업이 가처분 소송에서 승기를 잡으며 일단 EB 발행을 추진할 수 있게 됐지만 동력을 잃은 상태다. 태광산업 주가가 최초 발행 결정 공시 때보다 크게 떨어진 데다가 금융당국도 관련 공시 규정를 강화하며 눈에 불을 켜고 있어서다.

지난 6~7월 EB 발행 추진 당시 태광산업 주가는 110만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해 EB 교환가액도 117만원대로 설정됐다. 반면 현재 주가는 크게 떨어져 80만원 초반대로 밀렸다. 투자자 입장에서 EB는 원금을 건질 수 있어 하방 안정성이 확보되지만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려야 하는 상품이다. 최초 EB 발행 결정 때보다 주가가 약 30%나 빠졌기 때문에 태광산업으로선 교환가액 등을 현 주가 수준에 맞춰야 하고, 이 과정에서 다시 인수자를 찾아 이사회 결의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특히 지난달 20일부터 금융당국이 강화된 공시 규정을 내세우며 EB 발행을 강행하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EB 공시 작성기준을 개정해 발행 이유와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했다. 이후 '첫 타자'로 나섰다가 정정 명령을 받고 EB 발행을 철회한 광동제약 사례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 광동제약과 유사하게 태광산업은 이미 EB 인수자에 대한 정보를 누락해 정정 명령을 부과받은 바 있다.

태광산업은 PRS를 통해 자사주를 유동화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PRS도 계약 상대방에게 의결권이 넘어가 기존 주주의 의결권 지분이 희석된다는 점에서 자사주 처분과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국정감사 기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자사주 처분 시도가 도마 위에 올랐던 태광산업으로선 택하기 어려운 옵션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자사주 처분 방안 관련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송은경 기자 nor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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