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 3사’의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있다는 것은 조선업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 됐다. 이 LNG 운반선에서 가장 진입장벽이 높은 부품 중 하나가 천연가스를 영하 163도로 낮춰 액화해 부피를 600분의 1로 줄이는 극저온 화물창이다. 볼트업체로 시작한 삼우MCP는 조선 3사 모두에 극저온 화물창의 비철류 부품 전체를 공급하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5 기업승계 희망포럼’에서 우수 승계기업에 주는 ‘대한민국 100년 기업상’을 받았다.정홍재 삼우MCP 대표(왼쪽)는 “프랑스 GTT사의 협조로 설계 능력과 기술력을 확보해 화물창에 들어가는 비철류 전 품목을 개발부터 양산까지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극저온 화물창에 쓰이는 부품은 관련 특허를 보유한 GTT의 승인이 필수다. 정 대표는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개발과 승인 기간만 최소 5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신규 업체의 진입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GTT의 화물창(마크3 타입) 기술인증 업체는 국내 세 곳, 해외 한 곳뿐이다.
삼우MCP는 건설용 볼트·너트 제조사로 시작했다. 1982년 정병주 회장(오른쪽)이 삼우볼트를 창립해 건설·중장비 분야에 파스너 제품을 납품했다. 1989년 삼우정공으로 법인을 전환한 뒤 조선 기자재·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2년 ‘해양·건설·정밀’의 의미를 담은 삼우MCP로 사명을 바꿔 달았다. HD현대건설기계, 한화엔진, HD현대마린솔루션 등 4대 건설중장비사, 4개 선박엔진사, 조선 3사와 20년 넘게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정 대표는 창업주로 34년간 경영을 맡았던 정 회장의 뒤를 이어 대표이사로 전면에 나섰다.
삼우MCP의 목표는 2030년까지 매출 1200억원을 올리는 것이다. 정 대표는 “조선업 전망은 2040년까지 밝다”고 봤다. 환경 규제로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증가하고 카타르·미국 등의 LNG 공급 확대에 따라 선박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정 대표는 “국내 조선 3사 수주 물량이 2030년까지 가득 찼다”고 말했다.
가업 승계도 순탄하게 진행 중이다. 정 대표는 “어려운 제조업 환경에서도 사업을 이어가려는 2, 3세 경영인에게 정부가 지원과 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부산=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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