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의서커스 쿠자(KOOZA)가 7년 만에 서울을 찾았다.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 설치된 빅탑과 거대한 쿠자의 조형물이 공연의 서막을 알렸다. 쿠자는 2007년 초연 이후 세계 20여 개국에서 800만 명 이상 관람한 태양의서커스 대표작이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검증된 작품으로 통한다. 2018년 국내 초연 당시에는 서울 공연만으로 총매출 258억원, 관객 20만5000명을 동원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지난달 29일 공연이 한창인 잠실 빅탑을 찾았다. 평일 저녁임에도 객석은 빈틈없이 들어찼고, 공연 시작 전부터 뜨거운 열기가 공연장을 채웠다.
쿠자는 공연 시작 전부터 관객과 소통했다. 분장한 배우들이 객석 사이를 누비며 팝콘을 뿌리고 짓궂은 장난을 치며 관객 속으로 파고들었다. 일상의 영역에 있던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쿠자의 ‘세계관’에 빠져들며 예열됐다. 극이 시작되자 눈이 번쩍 뜨이는 비현실적인 이미지가 펼쳐졌다. 공연 시작 5분도 채 안 돼 관객들은 박수와 탄성을 쏟아냈다. 마치 단체로 마법에 걸린 듯한 분위기였다.
쿠자는 한 편의 교차 편집된 영화처럼 다양한 감정이 빠르게 오간다. 공포와 유머, 서정적인 분위기가 전환되며 느슨하던 분위기가 단숨에 고조되고, 새로운 기예가 등장할 때마다 관객의 감정도 함께 출렁였다. 이 공연은 단순한 묘기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경이롭다’는 관객의 감탄을 끌어냈다.
생각보다 탄탄한 줄거리도 극의 몰입에 한몫한다. 다른 서커스와 태양의서커스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쿠자는 산스크리트어로 ‘상자’ ‘보물’을 의미한다. 이야기의 주인공 이노센트는 마법사 같은 존재 트릭스터와 함께 환상의 세계를 여행하며 자신의 힘을 찾아간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음악도 빼놓을 수 없다. 1970년대 펑크, 전통 인도 음악, 팝 등이 어우러져 관객의 감동을 끌어 올렸다. 이번 아시아 투어를 기획한 김용관 마스트인터내셔널 대표는 “쿠자는 태양의서커스 작품 중에서도 가장 많은 웃음소리와 탄성이 터지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공연은 12월 28일까지.
조민선 기자 sw75j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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