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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효성,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사업 나선다

입력 2025-11-03 17:29   수정 2025-11-04 17:16


HS효성그룹이 배터리 사업에 진출한다.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꼽히는 실리콘 음극재 분야다. 지난해 효성그룹에서 분할해 나온 이후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온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의 ‘원천 기술과 지적 자산에 기반한 가치 경영’ 전략이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터리 소재 사업 본격화
HS효성은 글로벌 소재기업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사업을 인수해 합작법인 EMM을 설립했다고 3일 발표했다. HS효성 자회사인 HS효성첨단소재가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를 출자해 EMM 지분 80%를 획득하고, 유미코아는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현물출자해 20%의 지분을 갖는 방식이다. 관련 당국 승인 절차를 거치면 연내 거래가 마무리된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유미코아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첨단소재 전문기업이다. 배터리·촉매·반도체·우주항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갖췄다.

EMM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소재로, 기존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다. 전기차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고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특히 양극재·전해질 등 다른 배터리 소재 분야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제조사들은 실리콘 음극재를 미래 배터리 혁신의 ‘마지막 돌파구’로 꼽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는 실리콘 음극재 시장 규모가 지난해 5억달러(약 7137억원)에서 2031년 47억달러(약 6조7087억원)로 연평균 40% 가까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와 함께 인공지능(AI) 혁명으로 로봇과 드론 등 새로운 산업이 추가되며 배터리 수요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음극재 시장은 고에너지 밀도와 급속충전이 가능한 실리콘계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에 1조5000억원 투자
그룹은 조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한 첫 대형 인수합병(M&A)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해 그룹 분할 이후 1년 넘게 신성장 축을 모색하던 조 부회장은 배터리·AI·첨단소재 가운데 ‘기존 사업 역량과의 시너지가 가장 큰 분야’로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택했다.

HS효성은 타이어코드·아라미드·탄소섬유 등 고강도 섬유 소재, 정밀화학, 반도체용 가스 등 고순도 공정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런 기술 기반이 배터리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정밀화학·고순도 처리 기술과 맞닿아 있어 기술적 연속성과 확장성이 크다는 것이 조 부회장 판단이다.

실제로 조 부회장은 유미코아 경영진과 여러 차례 협상을 이어왔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준비위원회 의장으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난달 말 계약서에 최종 사인을 하기 위해 직접 협상 테이블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HS효성은 5년간 1조5000억원을 EMM에 추가로 투자해 대규모 실리콘 음극재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첫 생산기지는 울산이 유력하다. 울산 공장은 60여 년 전 효성그룹의 산업 기반을 마련한 곳이다. 실현될 경우 고부가 소재산업 중심의 국내 리쇼어링(해외 사업 국내 복귀) 효과도 있다.

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배터리 사업 진출을 넘어 반도체·항공우주 등 국가 전략산업의 공급망 안정성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첨단소재 중심의 글로벌 성장 축을 새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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