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은 당초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계속 확장세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만 경제는 지난 2분기 8%를 웃도는 고성장을 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성장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여전히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통계청은 3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 3분기 성장률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3분기 기준으로 한국(1.7%), 홍콩(3.8%), 싱가포르(2.9%)보다 월등히 앞섰다는 것이다.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도 밝다. 앞서 대만 국책연구기관인 중화경제연구원(CIER)은 올해 대만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5%에서 5.45%로 상향 조정했다.
고성능 AI 컴퓨팅 관련 기술 제품 수요가 급증했다. AI 인프라와 대형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다. 반도체 수출도 급증했다. 앞서 TSMC는 “미국 관세 불확실성에도 고객 주문 취소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 화학제품, 기초 금속, 광학기기, 기계장비 수출도 모두 증가했다. 유럽을 제외한 모든 주요 시장에서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고 말레이시아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대만의 네 번째 수출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차이메이나 대만 통계청장은 “이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무역 흑자도 급증했다. 대만의 10월 무역수지는 72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다만 선제 발주와 긴급 주문으로 하반기에는 수출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도 있다. 3분기 수출 호조에는 미국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한 영향도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차이 청장은 “산업 전반에서 선제 발주와 긴급 주문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며 “90일 관세 유예 기간 동안 기업들이 재고를 서둘러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올해는 상반기 매출이 하반기를 웃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1인당 GDP는 내년에는 4만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보다 먼저 1인당 4만달러 시대에 진입하는 것이다. 반도체산업 성장세를 고려할 때 대만의 1인당 GDP는 2030년 5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같은 해 4만4262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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