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와 한국 기업의 밀월 관계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전기자동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선 등 테슬라 주력 사업에 필요한 핵심 부품을 한국 기업이 줄줄이 따내고 있어서다. 미·중 갈등 여파로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테슬라의 전략과 한국 기업의 높은 기술력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테슬라가 한국 기업과 맺은 최대 계약은 지난 7월 나왔다. 테슬라의 차세대 완전자율주행(FSD) 칩 ‘AI6’ 생산을 내년 하반기 문을 여는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공장에 맡기기로 한 것. 계약 규모만 22조7000억원(약 165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물량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물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테슬라·삼성전자 동맹의 폭과 깊이는 더 커질 수 있다. 테슬라는 당초 대만 TSMC에 단독으로 맡길 것으로 알려진 ‘AI5’ 칩 생산 일부도 삼성전자에 주기로 했다.
테슬라 자율주행의 또 다른 핵심인 카메라 모듈 납품도 한국 기업이 싹쓸이했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는 각각 1조원, 최대 5조원 규모의 카메라 모듈 공급 계약을 따내며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에서 애플 등 까다로운 고객사를 상대하며 쌓아 올린 기술력과 대량 생산 능력이 빛을 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공급망 재편도 한국 기업과 테슬라 간 동맹 강화의 또 다른 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테슬라와 6조원(약 43억달러) 규모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CATL이 장악해온 LFP 배터리 시장에서 테슬라가 ‘탈중국’을 선언해 미국 미시간 공장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적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는 테슬라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ESS 사업에 투입된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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