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한국에 GPU 26만장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공개된 당일 현지 CBS '60분' 인터뷰를 통해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한국 공급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사전 녹화한 뒤 이달 2일(현지시간) 방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기내에서 엔비디아의 블랙웰을 중국 등 다른 나라에 공급할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막 나온 새 블랙웰은 다른 모든 반도체보다 10년 앞서 있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국가)에게 그것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아 국내 주요 기업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수치에는 최신 'GB200 그레이스 블랙웰'과 일부 'RTX 6000 시리즈'가 포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단비 같은 소식이 발표된 당일 블랙웰을 공급하지 않겠단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파장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CBS 인터뷰 발언은 "엔비디아 최첨단 칩의 중국 판매를 허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전용기에서 발언한 것 또한 '중국 등'에 공급할지를 묻는 기자들 말에 답하면서 언급됐던 내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확인된 내용은 없지만 엔비디아가 말했던 대로 이상 없이 진행될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구체적 사안이 나온 게 아니고 언급만 된 상황"이라며 "현재로선 단순 발언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중국 견제용'으로 해석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 수출 제한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 입장에선 한국과의 협력관계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국이 주도적으로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한 상황에서 엔비디아와 미국 정부는 한국의 반도체 기술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에 국한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문송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도 트럼프 대통령과 황 CEO 간 발언이 상반되는 이유로 '견제 대상'을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중국 견제이지, 엔비디아를 염두에 둔 게 아니라는 얘기다.
문 교수는 "현재 딥시크가 엔비디아 GPU 위에서 돌아가기 때문에 중국에선 엔비디아 생태계를 깨뜨리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운영체제(OS)도 중국이 개발한 상황"이라며 "10~20년 지나면 중국의 딥시크는 엔비디아 없이도 돌아갈 수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로서는 중국을 견제해야 할 책임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에 한국이 들어가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