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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부' 믿고 들어갔는데…내가 사니 귀신같이 떨어져" 비명 [분석+]

입력 2025-11-04 22:00   수정 2025-11-04 22:37

"'깐부' 믿고 들어왔는데...", "제가 사니 빠지네요. 또 5년 기다려야 하는 건지", "하루 만에 계좌에서 1000만원이 사라졌네요. 제가 모르는 악재가 있는 건가요." (포털사이트 삼성전자 인터넷 종목토론방)

4일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대 급락하면서 '11만전자'와 '60만닉스'가 깨지자 개인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쏟아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와 관련해 마땅한 악재가 없이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도에 나서면서다. 전문가들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 '빅 이벤트'를 소화하며 나타난 숨고르기 장세라고 분석했다.

이날 주식시장 정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5.58% 내린 10만4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도 5.48% 떨어진 58만6000원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6780억원과 1조422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7170억원과 1조3400억원어치를 받아냈다.

이날 반도체주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래픽카드(GPU)' 관련 돌발 발언과 다음달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금리인하 '신중론'이 제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엔비디아가 한국정부와 삼성 등 기업에 오는 2030년까지 GPU 26만장을 공급한다는 사실이 공개된 당일 현지 CBS '60분' 인터뷰를 통해 "최첨단 칩은 미국 외에는 누구도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의 한국 공급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31일 사전 녹화한 뒤 지난 2일 방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 안에서도 기자들에게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인 블랙웰 칩은 다른 칩보다 10년은 앞서 있다"며 "이것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 안팎에선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한국이 아닌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는 만큼 혼란을 키울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이다. 엔비디아에 따르면 블랙웰 B200 GPU를 탑재한 서버는 이전 세대인 H100 기반 서버보다 AI 학습 시 3배, 추론 모델 실행 시 약 15배 더 강력하다.

이 때문에 블랙웰은 미국이 중국과 첨단기술 패권 경쟁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전략 자원으로 여겨진다. 현재 미 정부는 블랙웰의 대중(對中)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다음 달 미 Fed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과 관련해 '신중론'이 제기된 것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장 변화를 부른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리사 쿡 미 Fed 이사는 이날 워싱턴 DC 브루킹스 연구소 싱크탱크에서 열린 연설에서 "금리를 너무 높게 유지하는 것은 노동 시장을 급격하게 악화할 가능성을 높인다"면서도 "금리를 너무 많이 내리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높인다"고 했다.

현지에선 미 Fed가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쿡 이사가 이 같은 전망에 제동을 건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발언으로 블랙웰 등 GPU 26만장 확보 기대감이 일부 훼손됐지만 해당 발언은 맥락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봐야 한다"며 "APEC 이벤트 소화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는 모습"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최근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제히 하락했지만 관세 인하와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기대감을 반영한 자동차, 조선 업종도 내림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내년에도 메모리 반도체 실적이 견고한 만큼 해당 종목에 대한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15개 증권사가, 이달에는 3곳의 증권사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올렸다. 현재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곳은 SK증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각각 17만원과 100만원을 목표가로 잡았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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