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HBM4 개발이 늦어지면서 HBM 제조에 필요한 ‘열압착(TC) 본더’(D램 접합 장비)를 납품하는 한미반도체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출에서 마이크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데다 삼성전자를 신규 고객사로 뚫을 가능성도 거의 없어서다.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한화세미텍에 일감을 주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이런 점을 감안해 한미반도체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엔비디아가 지난달 31일 보도자료에서 삼성전자를 두고 ‘HBM4 공급망의 핵심 협력사’라고 공식화한 것도 마이크론에는 악재다. 삼성전자의 HBM4 납품 비중이 높아지면 SK하이닉스보다는 마이크론의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현재 주력인 HBM3E에서 엔비디아의 제1 공급사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SK하이닉스는 HBM4에서도 같은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마이크론 등 고객사의 HBM4 장비 주문이 지연되자 올 3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78억2200만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인 1106억원을 38.7% 밑돌았다.
그러자 글로벌 IB들이 앞다퉈 한미반도체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고 있다. UBS는 3일 “TC 본더 전망의 재설정이 필요하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sell)로 내렸다. 맥쿼리도 이날 “현재 주가엔 (삼성전자 납품이란) 장밋빛 전망이 이미 반영돼 있다”며 목표주가를 ‘매도’(underperform)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간은 내년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를 5331원에서 4488원으로 15.8% 낮춰 잡았다.
하지만 반도체업계에선 납품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삼성전자가 기존 TC 본더 공급망에 속한 세메스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한미반도체 TC 본더를 주문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기존 TC 본더 구매 방침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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