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원 국감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미·북 정상 회동은 불발됐지만 김정은이 만남에 대비한 동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행사 전후로 김정은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이 응답하지 않아 미·북 회담은 불발됐다.
국정원은 이날 “북한이 미 행정부의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확인됐고, 북한의 핵보유국 레토릭(수사법)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다”며 “북한도 최고인민회의 이후 핵무장 관련 직접적 발언을 자제하며 수위를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보고했다. 또 북한 대미 외교 담당인 최선희 외무상이 APEC 정상회의 기간 러시아 방문을 막판까지 고심한 사실도 포착됐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달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연 열병식에 이어 가장 큰 행사인 제9차 당대회가 내년 1월 또는 2월에 개최되고, 이후 1차 최고인민회의가 열릴 예정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원은 “내년 3월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된 만큼 미·북 정상회담이 추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선 “기저질환이 있다고 알려졌는데도 평양과 지방을 오가는 장시간 이동과 각종 행사를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어 건강에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된 북한군이 또다시 러시아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군 건설부대 5000여 명이 지난 9월부터 러시아로 순차 이동하고 있다”며 “인프라 복구에 동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북한 내부에서는 추가 파병에 대비한 훈련과 차출 동향이 지속해서 감지되고 있어 주시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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