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뉴욕 증시에서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 속에 급락했다. 국내 증시에 영향이 큰 기술주의 약세 속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요인인 달러 강세 현상까지 펼쳐지고 있어 5일 코스피지수는 하락 출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4일 2.37% 하락한 4121.7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345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투자가도 49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그동안 국내 증시에서 매도를 이어온 개인투자자가 2조7000억원어치를 쓸어 담았지만 지수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간 상승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어느덧 부담스러운 수준에 도달하자 외국인도 차익 실현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증시 주도주의 중장기 주가 전망은 밝지만 단기적으론 이벤트 소멸 등으로 조정이 유력한 상황"이라며 "하단을 코스피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배율 10.3배 구간인 3700포인트대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선 AI 관련 기술주를 중심으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S&P500지수는 1.17%, 나스닥종합지수는 2.04%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0.53% 빠졌다. 이날 하락은 팔란티어와 엔비디아 등 AI 관련 기술주에 집중됐다.
팔란티어는 시장 예상치를 웃돈 3분기 실적에도 전일 대비 7.94% 급락했다.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인 마이클 버리 자이언에셋매니지먼트 매니저가 대규모 공매도 포지션을 취한 사실이 알려지며 투심 악화에 기여했다. 엔비디아가 3.96% 급락한 가운데, AMD(-3.70%) 테슬라(-5.15%) 아마존(-1.59%) 등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산출하는 달러인덱스는 오전 8시 기준 100.2를 기록하고 있다. 달러인덱스가 강세를 의미하는 구간인 100을 넘긴 건 지난 8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원·달러 환율은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441.7원에 최종 호가되며 환율 상승을 예고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외국인은 어제 장에서도 반도체와 조선, 방산 등을 매도하고 그 외 업종을 매수하는 등 차익 실현 욕구를 보였다"며 "오늘도 원화 약세 속에서 이들의 순환매성 매매 행태가 지수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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