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지수가 미국 발(發) 인공지능(AI) 산업 고평가 논란에 급락하면서 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36분 코스피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 4월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본격화로 국내 증시가 출렁인 이후 7개월 만이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하락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이날 1.61% 급락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내림폭을 점차 키우더니 오전 10시8분 현재 전일 대비 5.11% 급락한 3911.31까지 떨어졌다. 코스피200선물지수도 5.14% 내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대와 7%대 급락하면서 각각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와 '6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60만원) 밑으로 내려왔다.
앞서 이날 새벽 AI 기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 팰런티어는 월가 전망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고 실적 전망까지 올렸는데도 주가가 7.94% 급락했다.
팰런티어 주가가 올해 들어 150% 넘게 오른 가운데 현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을 느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팰런티어의 급락은 다른 AI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으로 이어졌다.
AI 칩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날 3.96% 하락했고, AI 칩 제조사인 AMD(-3.70%)도 약세를 나타냈다.
테슬라는 5.15% 급락했고, 알파벳(-2.16%), 브로드컴(-2.81%), 아마존(-1.83%), 메타(-1.59%), 오라클(-3.75%) 등 AI 관련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이날 증시 급락이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영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에서 AI 과열론이 불거지면서 그에 따른 부담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단기 급등에 따라 뉴스에 투자심리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대비 코스피지수가 70% 오른 상태로 단기 급등에 따른 일시적 조정에 그칠 것"이라며 "AI 버블 논란도 기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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