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건 인간입니다. 영상 기술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영상 제작사 아이토니아의 김민정 대표(사진)는 5일 '글로벌인재포럼 2025'의 'AI와 함께, 창작에 날개를 달다' 특별강연에서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AI의 구현력이 뛰어나도 인간이 개입하지 않으면 대중의 마음을 울리는 예술을 빚을 수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AI가 영상을 알아서 만들어줄 거라고 오해하지만 절대 아니다"며 "인간의 노력과 고민의 흔적이 보일 때 살아 숨 쉬는 생명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공영방송 KBS에서 15년간 예능, 시사 프로그램 등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출신이다. 많게는 50명의 제작진을 이끈 경험이 있다.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인간 동료, 돌발상황이 끊이지 않았던 제작 환경에서 김 대표는 창작자보단 '혼돈의 지휘자' 역할에 가까웠다고 한다. 그는 "많은 스탭들과 함께할 수록 머릿속에 선명한 상상을 온전히 구현해내기 어렵다는 모순적인 교훈을 깨달았다"고 했다. 결국 자신의 머릿 속에 있는 상상을 제대로 구현해낼 수 있는 건 나 자신 뿐이라는 의미였다.
AI라는 날개를 얻은 뒤엔 구상했던 그림을 완벽하게 전달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바닷속 인어'에서 두발로 세상을 뛰어다니는 인간이 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제작사 아이토니아에는 김 대표 외에 13명의 직원이 있다. 사람이 아닌 AI 에이전트다. 각각의 분야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들과 함께 실사 영화, 숏폼 영상, 애니메이션을 만들면서 성과도 내고 있다. 대표작 '춘(CHOON)'으로 뉴욕, 런던, 파리 등 세계 주요 영화제에서 12관왕을 기록했다.
AI는 상상력의 무대를 넓힐 뿐 예술 자체의 '주인'이 될 수는 없다는 게 김 대표의 시각이다.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스토리는 결국 '연결의 미학'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는 “AI가 던져주는 예측 불가능한 결과물을 연결해 하나의 서사로 엮는 것이 인간의 강점”이라고 했다. AI의 구현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인간의 철학없이는 감동적인 서사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만 진화를 해선 안되고 인간도 AI보다 앞서 생각하고 새로운 과제를 던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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