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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요격성공률 99.9%"…'아이언돔' CEO가 韓에 '러브콜' 보낸 이유

입력 2025-11-07 06:30   수정 2025-11-07 13:57

‘하이테크 강국’으로 불리는 이스라엘을 지켜온 ‘아이언돔’은 로켓·미사일 방어체계의 '대명사'다. 세계 최초의 방어체계로 첫 실전에 배치된지 14년이 지났지만 99.9%에 달하는 드론·로켓 요격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언돔의 보호 아래 이스라엘은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빅테크의 R&D 투자가 집중되면서 연 2~3%대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년간 연이어 벌어진 하마스·헤즈볼라·이란과의 전쟁 중에 거둔 성과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9월17일 아이언돔 개발사인 라파엘 시스템즈의 요아브 투르제만 최고경영자(CEO)와 텔아비브 중심부 하가그 타워에서 국내 언론 최초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투르제만 CEO는 텔아비브 중심지의 초고층 빌딩인 하가그 타워에서 창 너머로 펼쳐진 텔아비브 광역권을 가리켰다. 그는 “이 곳이 아이언돔이 지키는 도시”라며 “(아이언돔은) 경제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돌파구’”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아이언돔 구상에 착수한 건 2005년, 라파엘이 주관사로 개발을 시작한 건 2007년이다. 4년 만에 개발을 마친 아이언돔은 14년이 지난 현재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이제 라파엘이 주목하는 미래 전장의 핵심 기술은 뭘까. 투르제만 CEO는 ‘미래 전장’의 핵심기술로 “레이저와 극초음속 방어시스템, 모든 무기를 아우르는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작업”을 지목했다. 최근 부상한 저가형 드론, 극초음속 미사일, 모든 무기를 동원한 섞어쏘기 공격, 여기에 사이버 공격까지 더해진 가운데 이같은 대응책을 내놓은 것이다.

투르제만 CEO는 인터뷰 동안 “이스라엘의 ‘하이테크’와 한국의 ‘제조업’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여러번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력하게 희망했다. 그는 “한국과 이스라엘은 유사한 위협과 마주하고 있고 민주주의와 회복탄력성, 혁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이 많이 닮아있는 우방국”이라며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인 ‘스카이소닉’을 공동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마하 5 이상으로 움직이는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와 이란, 북한이 실전 배치했지만 현존 기술로는 사실상 방어가 어렵다.

요격성공률 99.9%공습 10분 만에 경제는 재개됐다
<i>“공습입니다. 공항으로 들어가세요.”</i>

지난 9월16일 저녁 7시경 이스라엘 벤구리온 국제공항.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보안요원이 택시 승강장으로 뛰어나와 기자를 비롯한 공항 이용객들을 공항 청사로 이끌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이스라엘 중·남부 전체에 공습경보가 발령된 것. 차로 이동 중이던 사람들은 잠시 길가로 차를 세웠다. 약 10분의 정적이 흐른 이후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경보는 해제됐다.

기자가 이스라엘을 떠난 18일 저녁에도 예멘 후티 반군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요격에 성공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휴전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하마스가 아직 인질을 돌려보내지 않고 우리 군을 공격하고 있다”며 “우리는 언제든 공격을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반년 전 이스라엘은 이란으로부터 1000기 이상의 자폭 드론과 500발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동원한 전례 없는 공격을 받았다. '하키리야'라고 불리는 이스라엘 국방부·방위군(IDF) 인근을 비롯한 텔아비브 곳곳에 드물게 로켓 등이 떨어져 공사가 진행 중이었지만 가옥이나 빌딩이 무너진 건 없었다. 이스라엘 국방연구개발국(DDR&D)에 따르면 이에 맞선 아이언돔의 성적표는 드론·로켓 요격성공률 99.9%, 미사일 요격성공률 86%다.


투르제만 CEO는 민과 군, 이스라엘의 저·중·고고도 방공망인 아이언돔, 다윗의돌팔매, 애로우의 개발 과정을 두루 겪은 인물이다. 25년간 이스라엘 해군에서 복무하다가 대령으로 전역한 그는 이스라엘 최대 국영 방산회사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에서 고고도 방공망인 애로우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의 총괄 책임자를 맡았다. 2023년 라파엘로 옮기기 전까지는 아이언돔의 레이더를 개발한 엘타시스템즈의 CEO를 지냈다.
"이란이 회피할 방법 찾으면, 다음날 우리는 요격할 수 있다"
투르제만 CEO는 현대전이 “로켓·드론·미사일뿐 아니라 사이버 등 여러 영역에서 동시다발적인 공격을 가해 방어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다영역 포화공격’으로 진화했다”며 “전쟁이 종결됐지만 그날 밤(6월13일)의 교훈과 데이터는 시스템에 반영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우리 방공망을 뚫는다면, 우리는 그 다음날 즉시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투르제만 CEO가 말하는 아이언돔의 성공 요인과 현대전의 변화 양상, 라파엘의 대응과 협력 방안을 들어봤다.

?아이언돔은 어떤 배경에서 탄생했습니까?
"아이언돔은 절박한 '필요에 의한 돌파구'였습니다. 이스라엘은 로켓 위협에 직면해 있었지만, 당시 존재하는 그 어떤 시스템도 민간인과 도시를 보호할 수 없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우리는 4년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실전에서 단거리 로켓을 요격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아이언돔은 지금까지 수천 명의 생명을 구했으며, 미사일 방어에 대한 담론을 바꿔놓았습니다. 이 경험은 유사한 위협에 직면한 한국에 시사점을 줄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전에서 검증된 혁신'이 얼마나 큰 가치를 지니는지요."


?아이언돔의 핵심인 BMC(전투관리통제) 시스템은 위협을 얼마나 정밀하게 평가합니까? AI의 역할이 궁금합니다.
"시스템은 위협이 감지되는 즉시 실시간으로 궤적, 살상력, 그리고 예상 낙하 지점을 계산합니다. AI가 이 과정을 지원하지만, 최종적인 발사 결정은 항상 '인간(man in the loop)'이 내립니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이 인구 밀집 지역이나 핵심 국가 자산을 위협하는 발사체만을 선별해 요격한다는 점입니다. 아이언돔이 비용 효율적인 시스템이 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실전에서 축적된 교훈이 바로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고 있다는 게 아이언돔의 장점입니다."

?지난해와 올해 이란의 대규모 공습이 있었습니다. 아이언돔의 성과는 어땠습니까?
"지난 6월 아이언돔은 다른 방어층(다윗의돌팔매·애로우)과 연동되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수백 개의 로켓, 드론, 탄도 미사일 등 전례 없는 규모의 동시 다발적 위협을 성공적으로 요격했습니다.

다층적 국가 방어 시스템이 실전에서 테스트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었습니다. 그날 밤 우리가 얻은 교훈과 막대한 양의 데이터는 이미 시스템 업그레이드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경험을 통해 더욱 강해졌습니다."


?이란이 파타흐-1과 같은 극초음속 미사일이나 회피기동이 가능한 미사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막을 수 있습니까?
"그 영역은 아이언돔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의 방어망을 회피할 방법을 찾아낸다면 우리는 그 다음날부터 요격할 수 있습니다."

?IDF(이스라엘 방위군)와의 긴밀한 피드백 루프가 라파엘 성공의 핵심이라고 들었습니다.
"아이언돔 하나만 봐도 실전 운영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십 번 이상 업그레이드됐습니다. 우리는 IDF와 즉각적인 피드백 루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실전에서 얻은 교훈을 신속하게 흡수하고, 며칠 또는 몇 주 안에 개선 사항을 즉각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용, 학습, 업그레이드'의 끊임없는 순환은 우리 성공의 핵심입니다."

?아이언돔의 향후 진화 방향은 무엇입니까? '아이언돔 2'가 나오는 것입니까?
"우리는 업그레이드와 생태계 확장을 택하고 있습니다. 더 스마트한 요격기, 새로운 패시브 센서, 향상된 지휘통제(C2) 시스템과 레이더, 다층 방어망의 통합을 통해 계속 진화합니다.

우리는 새로운 개념의 무기인 '아이언빔(고에너지 레이저 요격기)'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최근 실사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IDF(이스라엘 방위군) 인도를 준비 중입니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계속 진화하는 '통합 시스템'의 생태계입니다. 육상, 해상, 공중 모든 영역에서 라파엘의 다층 방공망은 우수하며 한국과의 협력은 생태계를 더욱 확장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적보다 두 걸음 앞서야가치 공유한 韓은 최적의 파트너"
?현대전의 본질적인 변화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대전은 과거의 선형적(linear)인 전투에서 다영역 포화 공격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여러 국적의 로켓, 무인기(UAV), 드론,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이 적의 방어 시스템을 압도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동시에 발사되는 것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이는 다층 방어와 국가 간의 협력이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음을 의미합니다. 우리 두 나라는 한국전쟁 당시 이스라엘의 지원부터 서울에 휘날린 이스라엘 국기까지, 역사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해왔습니다. 우리의 유대는 민주주의의 가치, 회복탄력성, 혁신이라는 견고한 기반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이란이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해 한국에서도 우려가 큽니다. '스카이소닉(SkySonic)'은 이에 대한 해답입니까?
"스카이소닉은 가장 어려운 과제인 '극초음속 기동 미사일' 위협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습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극초음속 요격체계입니다.


라파엘의 철학은 위협이 전장에 나타나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항상 적보다 두 걸음 앞서 위협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입니다. 스카이소닉은 이러한 우리의 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물입니다.(라파엘은 스카이소닉을 2010년대부터 개발해왔다.)"

?스카이소닉의 현황과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실 수 있습니까?
"스카이소닉은 현재 개발 이정표를 매우 빠르게 통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스카이소닉을 이스라엘의 다층 방어 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에서 한국은 공동 R&D를 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의 첨단 센서 산업은 우리의 운영 전문성을 보완해줄 수 있습니다."

?전세계 무기 수요가 늘고 공급망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방산 분야의 국가간 파트너십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어떤 협력을 구상하십니까?
"파트너십은 (라파엘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입니다. 일례로 폴란드에서는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공동 생산 라인을 성공적으로 구축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현대로템과 K-2 전차에 트로피 능동방어체계(APS)를 통합하는 사례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이스라엘의 첨단 기술과 한국의 '제조 우수성'을 결합하려고 합니다. 한국에 일자리를 창출하고 기여하는 '윈-윈'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라파엘은 한국 방위 산업의 적절한 리더 기업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습니다."

'레이저·극초음속 방어·AI 기반 통합'이 미래 승패 결정
?AI가 미래 전장의 핵심으로 떠올랐습니다. 라파엘은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습니까?
"AI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시스템의 성능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는 건 최종적인 '결정'은 항상 인간의 몫이라는 점입니다.

AI가 하는 일은 데이터 처리를 가속화하고 최적화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센서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융합하고, 반응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킵니다. 운용자의 작업 부담을 덜어주고, 그들의 의사 결정을 더 빠르고, 더 정확하며, 더 효과적으로 만들도록 돕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AI를 보는 방식입니다. AI는 인간의 '대체재'가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강력한 '조력자(enabler)'입니다."

?미래 전장을 정의할 핵심 기술을 정리하신다면요?
"우리는 차세대 국방기술을 세 가지로 정리합니다. 첫째는 아이언빔과 같은 '지향성 에너지 무기(레이저)'이고, 둘째는 스카이소닉을 통한 '극초음속 방어'이며, 셋째는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AI 기반 통합'입니다.

이스라엘과 한국 간의 파트너십이 이 미래 기술들을 현실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한국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육상, 해상, 공중 플랫폼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플랫폼 전반에 이 차세대 기술들을 통합하면 '내일의 전장'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한국처럼 이스라엘도 두뇌 유출이 심각합니다. 라파엘 같은 하이테크 기업도 자유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핵심 인재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라파엘의 인재들은 단순히 월급을 받기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일이 사람들의 생명을 구한다는 것을 알기에 회사에 남습니다. 이 강력한 사명감이 핵심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적 과제들을 제시해 그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합니다. 우리는 훈련과 경력 개발 기회에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국제 협력을 통해 우리 인재들이 개인적으로도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계속 열어주고 있습니다."

투르제만 CEO는 인터뷰 말미에 예루살렘의 역사가 새겨진 비둘기 모양의 상징물을 선물로 건넸다. "'철의 벽'을 세워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다는 걸 깨달을 때에야 진정한 평화가 가능하다"는 이스라엘의 안보관을 반영한 것이다. 그는 "예루살렘의 오랜 갈등의 역사를 감싸안아 진정한 평화를 이루자는 것"이라며 "라파엘의 존재 이유와 비전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텔아비브=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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