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이후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 구리, 남양주 다산신도시 등으로 수요가 옮겨갔다. 다만 대책이 발표된 후 초반에는 문의가 꽤 있었지만 단기간에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분위기가 식었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6일 네이버부동산과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 오산동에 있는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 호가는 18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1일만 해도 18억원이던 해당 면적대 호가는 불과 5일 만에 5000만원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달 20일 16억9000만원에 손바뀜했다.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약 2억원 높은 수준이다.
이 단지는 2021년 입주한 동탄2신도시의 대장 아파트다. 아파트 940가구와 오피스텔 757실이 있는 주상복합이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동탄역을 1분 만에 갈 수 있는 초역세권 아파트인데다 백화점하고도 이어져 있다.
이 단지 인근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대책이 나온 이후 동탄신도시가 주목받으면서 이 단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20억원까지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남양주시 다산동에 있는 '다산자이아이비플레이스' 전용 84㎡ 호가도 13억원까지 나와 있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 6월 11억3000만원까지 거래됐는데 이보다 호가가 2억원 더 오른 셈이다.
구리도 비슷한 상황이다. 구리시 인창동에 있는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84㎡ 매물은 12억5000만원까지 나와 있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 27일 12억원에 거래됐다. 대책이 나온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2020년 준공한 단지다. 단지 규모는 632가구로 크지 않지만 서울 지하철 8호선 구리역 초역세권 단지여서 실수요자들의 꾸준한 인기를 받았다.
인창동에 있는 B 공인 중개 관계자는 "대책 발표 이후 풍선 효과 기대감이 커지면서 문의를 꽤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 지역이 주목받은 것은 비규제지역의 경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70%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아서다. 현재 규제지역으로 묶인 곳에선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안되지만 이들 <i>지역에선 여전히 가능하다.

다만 호가가 오르고는 있지만 쉽사리 거래가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이들</i> 지역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오산동에 있는 C 공인 중개 관계자는 "풍선 효과 기대감에 집주인들이 빠르게 집값을 올리면서 분위기가 한풀 꺾인 상황"이라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산동에 있는 D 공인 중개 관계자도 "갭투자 문의도 많고 실제로 보러 오는 경우도 많지만 거래까지 이어지진 않고 있다"며 "무엇보다 짧은 시간에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위기가 벌써 식은 듯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풍선 효과' 기대감이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고 기대감에만 그쳤다고 설명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호가가 올랐다는 것은 이들 지역에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면서 "다만 이런 기대 심리가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지역들을 보면 투자자들이 한 번에 여러 가구를 쓸어 담는 등의 모습이 있었는데 최근 시장에선 세금 등의 문제로 이런 거래가 어려워지지 않았느냐"며 "또 과거와 달리 금리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돈이 몰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들 지역은 투자자들이 진입하는 시장보다는 여전히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현실적으론 풍선 효과가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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