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 본인 명의 자가를 갖고 있고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면서 명문대에 다니는 아들까지.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김낙수(류승용) 얘기다. 흔히 '성공했다'고 불리는 외적인 조건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흔히 공유되는 '중산층'의 모습이다.


실제로 그랜저는 '성공'이란 키워드를 자동차와 결합해 큰 마케팅 효과를 거둔 모델로도 평가된다. 과거에 비해 수입차가 흔해졌음에도 '사회적 성공을 거둔 사람이 타는 차'로 여전히 그랜저가 통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만하다.
일례로 2009년 '어떻게 지내냐는 친구의 질문에 그랜저로 답했습니다'라는 광고 카피는 지금도 회자된다. 2020년 공개한 광고 '퇴사하는 날', '동창회', '유튜버' 등의 당시 페이스리프트 된 그랜저 홍보 영상도 히트를 쳤다.

이 영상에서 유튜버 아들이 몰고 온 그랜저를 보고 고향에 있는 어머니가 "성공했다"면서 좋아하는 장면은 인상적인 포인트였다. 그랜저는 그해 14만5463대 팔리며 1986년 출시 이후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다시 썼다.
1986년 처음 출시된 그랜저는 40년 가까운 오랜 세월 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았다. 2017~2021년 5년간 줄곧 승용차 부문 내수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도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국산 세단의 위용을 지킨 모델로 통한다.
이 모델은 출시 전 사전 대기량만 11만을 넘기며 관심을 모은 끝에 2023년 판매량 11만3047대를 기록하면서 또 한 번 국내 승용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올해 들어(1~10월) 그랜저 판매량은 5만3678대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많이 타는 차'는 SUV가 아닌 그랜저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승용차 국산 차종별 운행 대수 중 그랜저가 157만3377대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 아반떼(131만9148대) 쏘나타(129만4572대) 싼타페(97만3515대) 순이다. 하이브리드 운행 차량 수에서도 28만7190대로, 쏘렌토(22만5757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UV 열풍에 따라 그랜저 판매량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동급 준대형 세단 대비 장점이 많은 차로 여전히 신차 시장이나 중고차 시장에서 선호도 높은 모델로 꼽힌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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