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인이 된 아버지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건넨 용돈을 부적처럼 간직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의 사연이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5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지난 3일 '마지막 용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줬던 오만원짜리 지폐 한 장"이라며 "차마 쓰지 못하고 보관하다가 부적처럼 소중히 지갑에 넣고 다녔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라도 잃어버릴까 싶어 집에 다른 지갑에 옮겨둔 걸 까먹고, 오늘 지갑을 아무리 봐도 없어서 잃어버린 줄 알고 마음 졸이고 있었다. 다행히 찾았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5만원권은 정사각형으로 고이 접혀 있었고, 지폐 위에는 '2016.12. 사랑하는 아빠가 마지막으로 준 용돈'이라는 글씨가 또렷하게 적혀 있었다. 작성자는 "앞으로 사용할 생각이 없어 글씨를 적고 지갑에 보관하기 편하도록 접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연은 이날 기준 약 9000개의 '좋아요'와 400여 개의 댓글을 받으며 빠르게 확산했다.

게시글이 퍼지자 비슷한 기억을 품은 시민들이 "저도 있어요"라며 각자의 추억을 꺼내놓으며 따뜻한 공감이 이어졌다.
B씨는 "난 엄마가 준 마지막 용돈이다. 엄마랑 고속도로를 달리다 엄마가 지갑을 뒤적거리더니 '어머! 여기 비상금이 있었네. 너 줄까?' 하고 주셨다. 그때 눈부신 햇살에 빛나던 엄마 모습이 떠올라 이 돈을 보면 눈물만 흐른다"며 반듯하게 접혀있는 5만원권 사진을 인증했다.
C씨는 "나도 할아버지 마지막 지갑 간직하고 있지"라며 낡은 갈색 가죽지갑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지금은 보기 힘든 구권 5000원·1000원짜리 지폐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또 다른 시민은 "집을 정리하다가 버려진 의자 속에서 아버지가 모아둔 용돈을 발견했다. 그 돈보다 함께 살았던 시간의 무게에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고등학교 시절 하숙집에 머물렀다는 D씨는 낡은 SONY 오디오 플레이어 사진을 함께 올리며 "서울로 유학 갔을 때 아빠가 오디오 플레이어와 통닭, 그리고 손편지를 사서 두고 가셨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나한테는 보물 중 하나고, 지금도 이걸로 라디오를 듣고 있다"고 적었다.
이 밖에도 "2014년 외할머니가 주신 만 원짜리 다섯 장, 아직도 보관 중이다", "마지막 입었던 바지 안에서 발견한 천 원짜리 한 장을 부적처럼 지갑에 넣고 다닌다", "아빠 반지를 목걸이로 하고 다니다가 잠깐 뺐다가 잃어버렸다. 아직도 중고 사이트에서 찾는 글을 올리고 있다" 등 각자의 사연이 잇달았다.
작성자는 "이렇게 많은 분들이 같은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줄 몰랐다. 모두에게 그 돈은 '그리움의 증표' 같다. 오래도록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며 "내가 남긴 글이 이렇게까지 주목받을 줄 몰랐는데, 공감해주고 같이 위로해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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