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의 해외 주식 투자와 기업의 직접투자가 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을 넘어섰다.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면서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순대외자산이 또 하나의 외환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한국은행이 5일 공개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순대외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지난 2분기말 기준 1조304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GDP의 55.7%에 해당한다.
순대외자산은 지난 2014년 3분기부터 플러스로 전환한 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1조달러를 넘었고, 이후 3분기 연속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한은이 평가한 균형 수준에 비해 높은 것이다. 한은은 국민소득, 인구구조 등 펀더멘털(기초체력) 지표를 바탕으로 산출한 우리나라의 균형 순대외자산 비율을 GDP 대비 30%(2023년 기준) 정도로 보고 있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순대외자산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글로벌 무역 불균형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연기금 해외 투자, 국내 투자 수익률 저하 등의 요인이 단기적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우리나라 순대외자산이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과장은 "순대외자산 증가는 대외 건전성 강화라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글로벌 위험 노출 확대, 무역 불균형에 따른 통상 압력 등 부정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거주자의 해외투자 증가로 순대외자산 구성의 중심이 준비자산·은행 부문(기타투자)에서 민간 부문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은행·공공부문 외화자산이 외환 수급 변동을 완충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유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 투자 치우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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