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역·자본·문화 교류를 뜻하던 기존의 세계화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는 ‘재세계화’의 시대에 서 있습니다.”
후지무라 히로유키 일본 노동정책연구·연수기구(JILPT) 원장은 5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5’의 ‘포스트 글로벌 시대의 항해: 인류 연대의 힘’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후지무라 원장은 “지금의 세계는 여전히 상호 의존적이지만 동시에 재구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인력을 흡수해온 일본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 내 외국인 근로자는 2008년 48만6000명에서 지난해 230만 명으로 16년간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 정부는 동시에 산업의 해외 의존도를 줄이는 노력도 펼쳐왔다. 경제산업성과 일본무역진흥기구를 중심으로 한 리쇼어링(해외 사업의 국내 복귀) 장려 정책이 대표적이다.후지무라 원장은 “코로나19 때 일본 제조업체의 80%가 중국산 부품 공급에 차질을 겪었다”며 “해외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을 전제로 한 적시생산체계(JIT) 대신 위기 상황에 대비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는 방식으로 생산 모델을 바꾸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같은 격변의 시대에는 포용과 책임에 기반한 글로벌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후지무라 원장은 “국가 단위 이익만을 앞세우면 인권과 환경, 근로 기준, 지속 가능성 같은 글로벌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생산거점을 국내로 되돌리고 해외 조달을 축소하려는 흐름 역시 국제적 책임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들도 새로운 세계화 환경에 걸맞은 리더십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존 치킨 리 홍콩교육대 총장은 “기업은 단순히 급여와 노동을 교환하는 ‘거래적 리더십’을 넘어 구성원 간 공동의 목적의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하엘 티만 독일 직업교육연방연구소(BIBB) 본부장은 “공동체 의식과 공유된 목표가 중요하다”며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오픈소스 생태계는 아이디어와 역량을 함께 축적해 나가는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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