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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이 전 날 최대 7.4% 하락하며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달러 선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한 달 전 기록한 최고치 대비 2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하락세가 지난 10월의 플래시 크래시에 따른 하락과 달리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9만달러 초반, 혹은 8만달러 중반까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 날 이른 오전 시간에 뉴욕 시장에서 1.7% 오른 101,269달러로 반등했으나 일부 옵션 투자자들은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10월 ‘플래시 크래시’에 의한 폭락이 강제 매도 때문이었다면 현재의 하락세는 확신이 약화된 더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x 리서치의 대표 마르쿠스 틸렌에 따르면, 비트코인 장기 보유자들은 지난 한 달간 약 40만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 금액으로는 약 450억 달러의 자금이다. 장기 보유자들의 매도로 시장이 불안정해졌다.
K33의 리서치 책임자인 베틀 룬데는 “지난달 31만 9천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재활성화되었는데, 이는 주로 6개월에서 12개월간 보유한 코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재활성화는 내부 이체에서 비롯되었지만 상당 부분은 실제 매도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폭락을 촉발했던 연쇄 폭락과 달리 현재의 하락세는 현물 시장에서의 꾸준한 매도세가 주도하고 있다. 기존에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급작스러운 매도는 대개 현물 시장이 아닌 파생 시장의 청산으로 갑작스러운 변동성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약 2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포지션이 청산됐다. 이는 지난달 폭락 당시 190억 달러 규모의 강제 청산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옵션 트레이더들은 8만 달러를 목표로 하는 풋옵션 계약을 통해 하락 베팅을 하고 있다.
레버리지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장기 보유자의 매도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x 리서치의 틸렌은 비트코인을 매각하는 장기 보유자와 새로 매수하는 사람 간의 불균형이 커지면서 시장 방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들어 1,000개에서 10,000개 사이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메가 고래’들이 대량 매도 물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는 여름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불안정하게 횡보했던 이유를 설명한다. 또 10월 10일 플래시 크레시에 의한 폭락 이후 전반적 수요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100개에서 1,000개 사이에 보유한 사람들의 누적량이 급격히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래들은 아예 매수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하락세가 내년 봄까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틸렌은 “2021~2022년 약세장에서 거의 1년간 10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대량 매도됐는데 이 같은 규모의 매도가 반복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파국적 폭락을 예상하지는 않지만 추가 하락 여지는 있다고 봤다. 그는 하락 지점을 8만5천달러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보다는 좀 더 완만한 조정을 예상하는 의견도 있다.
페어리드 스트래티지스의 설립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케이티 스톡턴은 이번 주초 비트코인이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돌파하며 단기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그녀의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다음 안정적 지지선은 94,200달러 부근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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