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교가 사찰 밖 일상 공간으로 스며드는 실험이 시작됐다.
지난 1일 가평 더플래츠 글램핑장에서 열린 ‘제1회 붓데이 프로젝트’에 초등학생 자녀를 둔 20가족이 참여해 연등 만들기, 가족 운동회, 플리마켓 등 프로그램을 함께했다고 6일 밝혔다. 행사는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상원 스님이 기획하고, 미래세대보존위원회가 주최했다.
상원 스님은 “불교는 절 안에서만 기다리는 종교가 아니라, 가족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며 “이번 캠프는 ‘절로 오게 만드는 1단계, 연결의 포교(Connecting Dharma)’를 현장에서 구현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에게 절은 재미있는 곳, 부모에게 절은 쉴 수 있고 도반을 만나는 곳이 될 때, 불교는 다시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행사 첫날 참가 가족들은 텐트 앞에서 연등을 만들어 밝히고, 학년이 다른 아이들을 섞어 4개 조를 꾸려 운동회를 진행했다. 경쟁보다 협력과 배려를 강조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서로의 기쁨을 시샘하지 않고 함께 기뻐하는 ‘자비의 연습’을 체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해가 진 뒤에는 연등을 들고 스님과 함께하는 할로윈 파티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부처님 앞에서 할로윈을 즐긴다는 것이 신선했다. 놀이와 예절이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 경험이었다”, “사찰에서 다양한 방식의 포교를 시도했으면 좋겠다”, “짧은 명상 프로그램도 추가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주최 측은 내년 ‘제2회 붓데이 프로젝트’에서 명상·마음챙김 시간을 보강하고, 지역 상권과 연계한 프로그램(지역 농가 체험, 로컬 마켓 협업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가족여가(캠핑)·생활종교(불교)·지역관광을 결합해 체류형 수요를 만든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불교계에는 미래세대 포교의 새로운 모델을, 지역에는 오프시즌 가족 단위 방문을 유도하는 문화·관광 파급효과를 제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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