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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자아 잃는' 근로자들…"베이비붐 세대 85%도 워라밸 원해"

입력 2025-11-06 14:28   수정 2025-11-06 14:29



"조용한 사직으로 대표되는 MZ세대의 노동관은 문제가 아니라 건강한 요구입니다. 독일 인구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85%도 사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원해요."

게오르크 슈미트 주한 독일 대사는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25'서 이같이 말했다. 슈미트 대사는 "사람들이 일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일을 구별하는 것"이라며 "독일어로 직업(Beruf)이 '소명'을 뜻하듯 일이 자아실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아를 찾는 노동, 자아를 잃는 노동'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세션은 독일 직업교육연방연구소(BIBB)와 한국 직업능력연구원의 협력 25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노동의 의미가 급변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한국과 독일 전문가들이 모여 노동의 본질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였다.



미하엘 티만 BIBB 본부장은 일터 내 AI 도입에 관한 최근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는 근로자가 업무량이 과도하다고 느끼는 비중이 더 높았다"며 "AI가 노동을 단순화하지만은 않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개인용컴퓨터(PC)를 도입할 때 근로자들이 각자 터득한 기술을 업무 현장에 적용했듯, AI 시대에도 개인의 역량이 기술 도입의 성공 여부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의 노동시장은 근로자가 일할수록 '자아를 잃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가운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센터장은 경재개발협력기구(OECD) 성인역량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한국은 고학력화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성인의 핵심 정보처리능력(언어, 수리)이 모든 연령대에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창의성보다 효율성을 중시하는 일터의 특성이 근로자들의 일하는 즐거움을 앗아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 센터장은 "한국은 역량이 높다고 고용률이나 임금이 오르지 않는 OECD 유일한 국가"라며 "고학력자도 입사 후 오히려 역량이 저하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자아를 찾는 노동'으로 전환하기 위해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제도 개선도 뒷받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종각 한국고용정보원 부원장은 "일하는 청년들이 존중받는 사회적인 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며 "정부는 직업 교육과 경력 개발을 통해 개인이 적성과 능력에 맞는 직업을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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