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설문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지목한 금융시장의 가장 큰 위협요인은 ①AI 주가버블(33%) ②물가급등(27%) ③달러가치 불안(14%) ④급격한 금리 상승(11%) 순서였다. 그동안 가장 큰 위협이었던 관세전쟁은 5%에 불과했다.
이 중 물가급등과 금리 상승은 사실상 동일한 요인으로 볼 수 있는데 두 요인을 더하면 38%로 이는 현재 기관투자가들이 느끼는 가장 큰 잠재 위협이다. 현재와 같이 매우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 상황에서는 고금리가 주식 버블을 붕괴시키는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아래에서는 물가와 금리 상황을 점검하여 주가 버블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해 보자.
[표1]은 1998년 초 이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과 미시간대가 설문한 물가전망 추이이다. 2022년 최고 9%까지 올랐던 소비자물가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다 올해 4월 2.3%를 저점으로 재상승하여 9월 현재 3.0%를 기록하였다.
물가전망 역시 2022년부터 하락세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관세전쟁으로 물가상승 우려가 커진 후 4월을 고점으로 다시 하락으로 돌아섰다. 소비자의 우려와는 달리 실현된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상승 속도도 빠르지 않자 물가전망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이 빠르지 않은 이유는 ①수요부진 우려로 판매자가 관세를 소비자에게 쉽게 전가하지 못하였으며 ②CPI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거비 및 차량 관련 물가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향후 1년 미시간대 물가전망은 4.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응답자의 지지 정당에 따른 극단적인 전망으로 수치가 왜곡되었다는 분석도 있기에 물가전망의 절대수치보다는 방향성에 초점을 두고 참고할 필요가 있다.
[표2]는 과거 기준금리 및 2026년 말까지 추정치와 미국채 10년 실질금리(금리-물가기대) 추이이다. 현재 기준금리 상단은 4.0%이며 내년 말까지 세 차례(0.75%) 인하되어 3.25%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경기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금리가 인하된다면 성장률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채 10년 실질금리는 10월 말 현재 1.6%로 1998년 초 이래 평균인 1.3%를 웃돌아 기업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금리는 높은 편이다. 다만 과거 경기 고점이었던 2000년 및 2007년 부근과 비교해서는 높지 않다.
이제 3.0%에 이른 물가와 향후 기대되는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면 적어도 단·중기적으로는 물가와 금리가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무너뜨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당분간은 밸류에이션 우려보다는 상승하는 기업이익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오대정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무, C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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