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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춤이 어려워? 한국 무용 '종합선물세트' 대령이요

입력 2025-11-06 16:57   수정 2025-11-06 16:58

한국의 춤엔 여백이 많다. 군데군데 빈 공간은 바쁜 일상에 지쳤던 관객들에게 여유를, 그리고 사색의 자유를 준다. 우리 무용엔 흥도 많다. 스트레스를 단박에 날려버릴 몸놀림과 음악이 가득하다. 이렇게나 다채로운 한국 무용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공연인 ‘미메시스’가 6~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다.



“한국 전통과 민속의 종합선물세트”. 이번 공연의 안무를 기획한 윤혜정 서울시무용단 예술감독의 표현답게 미메시스는 서로 다른 8개 전통 춤이 각각의 장을 이룬다. 윤 감독은 6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각각의 춤이 겹치지 않게 레퍼토리 7개를 선정한 뒤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을 담을 수 있는 살풀이춤을 추가해 전통 춤 8개로 공연을 채웠다”며 “교방무엔 기생이, 한량무엔 선비가, 승무엔 승려, 무당춤엔 무당이 있다” 말했다.

미메시스는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던 미학 개념이다. 예술은 자연이나 추상적인 개념을 모방해 재현하는 것이란 해석이다. 이 표현대로 이번 공연에서 각각의 춤은 자연물을 하나씩 형상화한다. 윤 감독은 “교뱡무에선 물의 흐름을, 한량무에선 바람의 형상을, 소고춤에선 땅의 흐름 등을 표현했다”며 “자연 속에서 우리의 전통과 민속이 생성된 만큼 각각의 레퍼토리에 여러 자연현상이 녹아 있다”고 설명했다.



레퍼토리가 다채로운 만큼 무용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도 뷔페에 온 것처럼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무용을 찾을 수 있다. 첫 장인 교방무가 물처럼 유려한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인상적이라면 2장 한량무는 불었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바람의 변화무쌍함을 체감할 수 있다. 3장 소고춤은 태평소와 함께하는 춤꾼의 흥겨움이, 6장의 승무에선 종교적인 경건함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여유로움과 휘몰아침을 오가며 능숙하게 긴장감을 조절하는 국악기들의 소리도 화려하다. 각 장의 춤에 맞춰 음악도 제각각이라 관객의 귀가 지루해질 틈이 없다. 유인상 음악감독은 “(8개 춤 중) 6개 정도는 음악을 새로 만들었다”며 “각각의 춤에 이면에 담겨 있는 특징을 잡아 이를 미니멀하게(단순하게) 그리는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의상도 즐길거리다. 한량무에선 남성 무용수들이 넷플릭스 시리즈 ‘K팝 데몬 헌터스’ 속 남성 그룹인 ‘사자보이즈’와 비슷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다. 여느 공연보다 갓의 챙을 넓게 만들어 의상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김지원 의상 디자이너는 “전통을 현대적인 감수성으로 어느 선까지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며 “이번 의상에선 상체는 박하게, 하체는 부풀리는 전통의상의 하후상박 실루엣을 중점적으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버선발의 움직임이 도드라지도록 하고자 속치마를 시스루로 만들거나 무릎이나 뒷꿈치를 노출시키는 식으로도 의상을 꾸몄다고.



장검무와 태평무에선 TV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했던 스타 무용수인 기무간이 출연한다. 기무간이 서울시무용단과 합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스로를 ‘움직이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는 “한국 무용과 현대 무용이 어떻게 다른지 이번 공연을 보면 한번에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무용은 정서적으로 깊은 내면을 갖고 있고 멈춤의 미학이 있는 춤”이라고 설명했다. 오정윤 서울시무용단 부수석도 “현대 무용이 에너지를 채워서 전달한다면 한국 무용은 무용수가 감정을 비운 채 경지를 보여주는 춤”이라고 했다. 이번 공연은 6~9일 매일 1회씩 열린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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