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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성 옆 골목길…그곳에 '베이징'이 있었다

입력 2025-11-06 18:07   수정 2025-11-07 01:43

베이징이란 도시의 색은 오묘하다. 이리 보면 회색인데 저리 보면 녹색이다. 거대한 프리즘처럼 전통과 현대의 빛을 굴절시켜 보는 각도마다 다른 스펙트럼을 펼쳐낸다. 자금성과 만리장성만으로는 이런 다채로운 베이징의 색을 눈에 담기 어렵다.

베이징의 진짜 색을 보려면 후퉁에 가보자. 전통적인 골목길을 의미하는 후퉁에는 베이징의 과거와 현재가 녹아 있다. 좁고 길게 이어진 골목엔 쓰허위안이라고 불리는 전통 가옥이 줄지어 있다. 수백 년간 골목을 지킨 회색 벽돌과 붉은 등롱엔 불볕에도 따뜻한 차를 마시는 베이징 시민들의 체온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 옆엔 QR코드가 새겨진, 영어 간판을 단 식당이 줄지어 자리잡고 있다. 왕훙(중국 인플루언서)들의 성지인 카페와 갤러리, 공방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과거면서 현재인 이곳은 중국인에게는 공동체 정신의 상징이고, 외국인에겐 전통과 현대의 숨소리가 교차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798예술구로 자리를 옮겨보자. 폐허가 된 산업 현장이 실험적인 대형 갤러리로 변모한 공간의 생존력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1950년대 군수공장 단지이던 이곳은 산업화의 상징인 높은 굴뚝과 철제 구조물 대신 설치미술과 독특한 조형물들을 들였다. 거친 용접 소리는 캔버스를 스치는 붓질 소리와 재즈 음악으로 대체됐다. 뼈대는 그대로지만 벽돌로 만들어진 공장은 젊은 작가들의 작업실로 탈바꿈했고, 이젠 중국 현대미술의 중심지가 됐다. 현대미술의 세계적 거장이 된 쩡판즈도, 아이웨이웨이도 이곳에서 잉태됐다.

798예술구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더 이동하면 랑위안 스테이션이 나온다. 이곳의 전신은 1960년대 세워진 방직 창고다. 한때 기차역으로 활용됐는데 이젠 소품숍, 세련된 카페, 서점들로 가득 찬 문화 공간이 됐다. 베이징국제영화제가 열릴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과거의 시간을 묻어 두거나 지우지 않고 현재에 섞어가는 도시가 베이징이다. 층층이 쌓인 시간 위로 끊임없이 진행되는 변주야말로 베이징의 진짜 매력이다.
"진짜 중국 느껴보자", 실핏줄 골목길 따라…800년 전 시간여행
옛 베이징의 숨결 담긴 '후퉁'을 거닐다
후퉁(胡同)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을 가장 날 것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옛 베이징의 원형을 간직한 후퉁의 뜻은 ‘골목’. 원나라 때부터 800여 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후퉁은 명·청나라를 거치며 베이징 전역에 실핏줄처럼 퍼졌다. 한때 베이징에만 7000개 이상의 후퉁이 있었다. 후퉁은 네 면이 집으로 둘러싸인 전통 가옥 ‘쓰허위안’과 연결돼 있다. 공동 화장실 문화와 대문만 열면 이웃과 눈이 마주치는 집 구조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후퉁은 단순한 길이 아니라 하나의 생활 단위로 여겨진다. 노동자부터 고위 관료까지 베이징 시민의 삶은 모두 후퉁에서 시작됐다.

개혁·개방 이후 베이징 재개발이 가속화하면서 후퉁이 하나둘씩 폐쇄됐다. 빽빽한 고층 빌딩에 밀려 후퉁이 사라져갈 무렵, 문화적 자산으로서 후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베이징시는 2000년대 들어 도시 정체성과 역사 보존 필요성을 느끼고 후퉁의 보존·재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통문화의 가치를 살리고 관광지로서 매력을 부각하는 게 목표였다. 이를 위해 수백 년 된 골목과 기존 건물 원형을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리모델링만 승인했다. 후퉁 곳곳에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섰고, 다른 한편엔 손으로 만든 점토 인형과 전통 간식들이 자리를 지켰다. 기존 쓰허위안 건물은 약간의 개조를 거쳐 외국인에게 장기 임대하거나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했다. ‘진짜 베이징을 느껴보고 싶다’며 일부러 후퉁에 머물거나 자리 잡는 관광객과 주재원까지 생겨났다.

난뤄구샹과 우다오잉 등이 대표적인 후퉁으로 꼽힌다. 어느새 베이징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난뤄구샹부터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 우다오잉까지 후퉁마다 특징과 매력은 제각각이다. 자금성 북쪽에 있는 난뤄구샹은 740년의 역사를 지녔다. 명·청 시대에 왕족과 고위 관료의 저택이 즐비했다. 현재는 약 800m 길이 골목에 카페, 기념품점, 길거리 음식점이 가득 들어찼다. 팝업 갤러리와 그라피티도 볼거리다.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는 또 하나의 후퉁은 우다오잉이다. 이곳은 명조 때 성을 지키는 군사 지역이었다. 한때 낙후된 주택가로 잊혀졌지만 최근 몇 년 새 핫플레이스로 재탄생했다. 일본 식당을 포함해 낡은 서점, 소규모 갤러리, 수공예 공방이 오밀조밀 모여 있다. 독립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상점과 예술성이 가득한 카페, 수공예품 가게가 많아 예술 애호가들의 성지로도 불린다. 빈티지 브로치나 중고 서적을 발견하는 매력이 있다. 외국인 관광객만큼이나 베이징 시민의 발길도 잦은데, 문화 소비를 추구하는 젊은 층에 인기다.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벽돌 담벼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은 뒤 수제 맥주를 마시는 이들이 흔하다.

난뤄구샹과 우다오잉처럼 잘 알려져 있진 않지만 베이징 시민이 아끼는 후퉁도 여럿 있다. 마오얼 후퉁은 청나라 때 모자를 만드는 공방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다. 과거 황족이 거주했던 곳인 만큼 좁은 골목길 속에서 중국과 서양이 혼합된 건축 양식과 화려한 출입문을 찾아볼 수 있다. 팡자 후퉁에선 공장을 개조한 극장, 미술관을 만날 수 있다. 크고 작은 문화 행사가 줄곧 열리고, 세련된 카페 인근에선 가끔 라이브 음악이 연주된다. 첸시 후퉁은 거리 폭이 0.4m 정도밖에 안 돼 가장 좁은 후퉁으로 꼽힌다. 두 명이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골목을 지나가 보는 것도 재미. 낮고 조용한 골목 구석구석에 진짜 베이징의 모습이 숨어 있다.
가죽공예 같은 게살롤…베이징서 맛보는 미쉐린
'미식의 도시' 베이징
자금성 지붕 위로 황금빛 햇살이 내려앉는 10월. 중국 베이징의 미식 무대도 금빛으로 빛난다. 미쉐린가이드가 선정한 ‘스타 레스토랑’에 올해 총 101곳의 레스토랑이 이름을 올렸다. 베이징에서 만날 수 있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두 곳을 소개한다.

차오산 바다의 맛을 베이징에 담다: 차오상차오


바다의 신선함과 중국 남방의 섬세한 손맛이 베이징에 상륙했다. 2024년부터 2년 연속 미쉐린 3스타의 영예를 안은 ‘차오상차오(潮上潮)’ 베이징 정다센터점은 미쉐린 셰프 장이펑(張一峰)이 이끈다. 차오산 요리는 광둥성 동부의 향토 요리로 일찍이 한·당 시기부터 시작해 청나라 시기에 전성기를 맞은 ‘귀한 미식’이다. 해산물을 중심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하는 중국 최고급 요리 계통 중 하나다.

차오상차오에서는 시각도 즐겁다. 전복·해삼과 함께 ‘바다의 3대 진미’로 불리는 ‘물고기 부레’가 다양하게 전시돼 있다. 이곳을 ‘작은 물고기 부레 박물관’으로 부르는 이유다. 오래 숙성된 절임 채소 등 차오산 지역의 향토 재료를 활용해 중국 남방 요리의 정수를 선보인다.

대표 메뉴 ‘호국채’는 송나라 마지막 황제 조병과 관련된 전설을 품은 차오산 전통 요리다. 장 셰프는 여기에 프랑스산 블루 랍스터를 더하고, 속에는 새우살과 오징어를 채운 뒤 시금치·바질·닭 육수로 만든 소스와 바삭한 새우 칩을 곁들인다.


전채 요리 ‘송엽 게살 제철 롤’(사진)은 게살과 죽순채를 감싼 외관으로 명품 브랜드 보테가베네타의 가죽 공예를 연상시켜 ‘BV 롤’이라고도 불린다. 차오산 요리를 대표하는 진짜 주인공은 ‘죽’. 오래 숙성된 무말랭이에 곁들이는 해산물 죽은 그 어떤 화려한 메뉴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한 품격을 지닌다.

‘진짜 맛’이 만든 미식 브랜드: 신룽지

저장성의 타이저우 요리 전문점 ‘신룽지(新榮記)’는 1995년 린하이시에서 출발했다. 현재 베이징·항저우·상하이·선전·홍콩·도쿄 등 전 세계 60여 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2016년부터 매년 미쉐린 레스토랑에 이름을 올렸고, 2019년 베이징 신위안난루 지점이 베이징 첫 번째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으로 선정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차오양구 불가리 호텔에 자리한 레스토랑은 일본의 유명 디자이너 다나카 요시후미가 설계했다.

신룽지는 ‘음식은 진실을 추구해야 아름다움에 이를 수 있다’는 철학으로 ‘진짜 재료, 진짜 맛, 진심’을 의미하는 ‘삼미진화(三味眞火)’를 강조한다. 자연산 대황어 조림, 황금 갈치튀김, 물고기 부레를 건조시킨 ‘화교’와 토란을 끓인 보양 스튜인 ‘오리 전골’ 등이 대표 메뉴다. 광둥·베이징·후난 등 다양한 지역 요리를 융합하는 전략으로 폭넓은 미식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베이징=배혜은 아르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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