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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95%…일진전기도 '변압기 슈퍼호황' 올라탔다

입력 2025-11-06 17:53   수정 2025-11-07 00:55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과 노후 송배전망 교체, 미·중동 대형 전력 프로젝트로 글로벌 변압기 수요가 늘어나자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이 먼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변압기업계 관계자들은 ‘변압기 4강’을 꼽을 때 일진전기를 빼놓지 않는다. 초대형 변압기를 제작할 수 있는 데다 기술력도 뒤처지지 않아서다.

지난 5일 방문한 충남 홍성 일진전기 변압기 공장엔 탱크를 세 대가량 쌓은 크기의 초대형 변압기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변압기에 붙은 ‘커스터머(customer)’ 태그엔 미국, 중동, 유럽 등이 적혀 있었다. 김정찬 일진전기 변압기사업부 상무는 “해외 주문량이 몰려 가동률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일진도 있다” 변압기 4강
일진전기 홍성 공장은 2013년부터 초고압 변압기를 생산한 회사의 주력 기지다. 회사는 주문량이 넘치자 지난해 말 682억원을 투입해 2공장을 증설했다. 1공장(연간 100대 수준)에 이은 2공장은 연간 140대의 초대형 변압기를 생산할 수 있다. 한 경쟁사 관계자는 “연간 500대 이상 생산능력을 갖춘 대기업보다 규모는 작지만 오랜 기간 변압기만 판 일진전기의 기술력에 긴장한다”고 했다.

올 들어 85%를 넘긴 홍성 1·2공장 가동률은 내년엔 95%까지 뛸 것으로 예상된다. 주문자의 환경에 따라 설계·제작해야 하는 변압기는 생산이 자동화 과정 없이 99% 수작업으로 이뤄져 가동률 90%는 ‘완전 가동’으로 여겨진다. 유럽 변압기 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70%, 미국은 60% 수준이다. 회사 입장에선 설계 3개월, 제작 3개월을 들여 ‘고급 수제 명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공장 옆에서는 출고된 제품의 분해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다 만든 변압기를 다시 해체하는 건 수출을 위해 내륙 운송을 거쳐 선박에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업자는 “이렇게 분해하면 도착해서 다시 조립해야 하고, 무겁기 때문에 운송 비용 역시 비싼데도 우리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라며 “경쟁력을 증명한 셈”이라고 했다.
◇“국내외에서 관련 사업 쏟아져”
일진전기의 올 상반기 변압기가 포함된 중전기(重電機) 부문 매출은 2066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 넘게 불어났다. 매출은 여기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계약한 4300억원 규모의 미국 동부지역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 공급을 내년부터 시작한다. 영국 데이터센터용 132㎸ 변압기 초도 물량을 이달 초 따냈고, 영국 전력청 계약도 가시권에 뒀다. 중동에선 쿠웨이트 400㎸, 사우디아라비아 380㎸ 납품 실적을 쌓으며 확장을 노리고 있다. 현재 수주잔액은 1조7000억원이 넘는다.

국내에선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서해안 지역에 대규모 변압기, 전선 등이 투입되는 송전망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일진전기도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과 함께 실증 사업자로 선정됐다. 정부는 내년 사업 입찰을 본격화한다.

유상석 일진전기 대표는 “수요 대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구간이 최소 10년은 갈 것”이라며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데 현재는 주문을 걱정하기보다 오히려 인력난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2020년 1000원대이던 주가는 이날 6만1200원으로 마감했다.

홍성=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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