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환영합니다."
6일 저녁 7시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저. 노재헌 주중한국대사가 중국어로 깜짝 인사말을 하자 현장에 있던 1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우레와 같은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는 매년 주중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개천절 및 제77주년 국군의날 기념 리셉션이었다. 연례 행사긴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지난해에 비해 각국 주중대사관에서 온 참석자가 1.5배 가량 늘었고, 무엇보다 중국 정부 관계자들의 참석이 두드러지게 많아졌다. 이례적으로 중국 지방 정부 관계자들도 눈에 띄었다.
참석자들 사이에선 지난 1일 폐막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효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재명 정부가 실용 외교를 앞세워 성공적으로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마무리한만큼 여느 때보다 한국 외교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져서다.

특히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 환영 만찬 후 진행된 문화 공연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터라 이날 행사 공연에 대한 기대를 내보인 각국 대사관 관계자들이 많았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주중모로코대사관 관계자는 "발광다이오드(LED) 무대 장식과 한국 전통 음악이 인상적"이라며 "전반적인 친목과 네트워크 시간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중브루나이대사관 관계자 역시 "참석자들의 표정과 기분이 모두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주중한국대사관은 풀무원·CJ 등 한국 기업들과 함께 각국 주중대사관에서 온 참석자들에게 만두와 김밥을 포함한 한식을 소개했다. 전통 판소리와 케이(K)팝 댄스 공연도 선보였다.
노 대사는 이날 행사에서 "APEC 정상회의 계기로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빈 방한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며 "시 주석의 국빈 방한은 한·중 관계가 전면적으로 복원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간 협력이 강화된다면 양국 관계가 더 굳건히 발전해 나갈 것으로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는 쑨웨이둥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도 참석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은 이사갈 수 없는 중요하고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협력 동반자"라며 "양국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양국 관계의 이익이 교차하고 윈윈하는 현실적 토대와 번영을 함께 촉진하는 공동 비전은 변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양국 관계의 발전을 중시하고 있고, 양국 우호를 주변 외교의 중요한 위치에 놓고 있다"며 "중국과 한국은 서로 중요한 경제·무역 파트너로 양국의 산업망·공급망은 깊이 얽혀 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로운 시기, 새로운 형세 아래 중국은 한국과 함께 양국 정상의 중요 공동인식을 지침으로 삼아 수교의 초심을 지키고, 상호신뢰의 토대를 다지며 공동 이익을 확장하고 함께 도전에 대응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 대사의 중국어 인사말을 의식한듯 "한국어로 인사말을 하고 싶지만 아직은 어렵다"며 "대신 영어로 인사를 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중국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과 무관(군인), 한국 교민 등 1100여명이 참석했다. 통상 개천절·국군의날 리셉션은 9월 말께 열리지만 노 대사가 지난달 중순 취임해 올해 행사는 늦춰졌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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