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곳을 ‘3중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로 묶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지방 부동산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80% 급감할 때 비수도권은 거래가 10% 넘게 늘었다.부산 수영구와 대구 수성구, 울산 남구 등에선 새 아파트 단지 위주로 신고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지 경쟁력을 갖춘 지방 핵심지나 향후 공급 물량이 적인 지역 위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인구 감소 등 구조적 문제 때문에 지방 전체가 대세적 상승세에 올라타기 힘든 만큼 지역 내에서 학군·교통·상업 등 인프라가 탄탄한 핵심지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 해운대나 수영구가 대표적이다. 이달 첫째 주 기준 각각 0.16%, 0.17%의 높은 아파트값 상승률을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수영구 남천동 ‘힐스테이트남천더퍼스트’ 전용면적 70㎡는 지난달 8억2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 9월 실거래가(6억9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뛰었다.
‘미분양의 무덤’이란 오명을 갖고 있는 대구는 아직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입지 경쟁력을 갖춘 곳은 가격이 오르는 등 지역 내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수성구 만촌동 ‘만촌자이르네’ 전용 84㎡는 이달 역대 최고가인 13억900만원에 매매됐다. 수성구는 대구의 대표적 학군지로 통한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아직 지방 매매가는 본격적으로 올라가지 않은 상황인데,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가격도 뛸 수밖에 없다”며 “지방 핵심지 중에서도 전셋값이 전고점 수준으로 오르는 곳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방 부동산에 투자할 때도 공급 사이클을 주목해야 한다”며 “최근 공급 물량이 적어 신축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울산이나 전북 전주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첫째 주 울산의 아파트값 상승률(0.11%)이 비수도권에서 가장 높았다. 남구 신정동 ‘문수로대공원에일린의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1억3000만원에 지난 8월(10억5000만원·8월)보다 8000만원 올랐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울산의 입주 물량은 2023년 8800여가구에 달했는데, 올해부터 2028년까진 매년 3000~4000가구 수준에 그친다. 전주도 공급 부족 우려에 신축 아파트의 희소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전주 완산구 서신동 ‘서신더샵비발디’ 전용 120㎡ 분양권은 지난달 8억7691만원에 거래됐다. 작년 2월 공급 당시 분양가가 최고 7억4310만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1년9개월 새 1억5000만원 상당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대전(-0.04%), 세종(0), 충남(-0.02%), 충북(-0.02%) 등 충청권은 아직 ‘10·15 대책’ 풍선효과가 퍼지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다만 CTX(충청권 광역급행철도), 행정수도 완성 등 개발 호재가 많아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남과 강원에선 각각 진주(0.18%)와 창원(0.08%), 강릉(0.05%) 등 지역 내 대표도시의 가격 오름세가 컸다. 이달 첫째 주 집값 상승률만 따져보면 경북 문경(0.36%), 경북 안동(0.29%), 전북 남원(0.19%) 등 지방 중소도시가 상위권에 랭크됐다. 향후 공급 물량이 부족하다는 게 공통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중소도시라 하더라도 갈아타기 등 실수요는 꾸준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오름세가 얼마든지 나타난다”면서도 “거래량이 워낙 적은 지역이라면 일부 상승거래가 과다 대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통계가 아닌 실제 거래현황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전했다. 지방 14개 시·도 가운데 유일하게 제주만 ‘10·15 대책’ 전후 3주간 거래량이 줄었다. 가격 변동률(-0.06%)도 마이너스를 거듭하고 있다. 수요자 제한적인 데다 미분양이 넘쳐 부동산 시장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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